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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7화

큰소리치는 건 쉬웠지만, 막상 행동으로 옮기려니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었다. 경준은 이제 더 이상 돈을 빌릴 곳이 전혀 없었다. 명경에게 돈을 빌리기 전부터 도박 빚을 갚기 위해 돈을 빌릴 수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전부 손을 벌린 상태였다. 신용카드도 진작 한도를 초과했고 200억은커녕 2천만 원조차 구할 수 없었다. 경준은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이틀을 보냈다. 사흘째 되는 날, 신학철이 전화를 걸어 회사로 출근하라고 했다. 회사에 도착해 사무실에 들어가기도 전에 신학철이 재무 책임자를 추궁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 프로젝트 대금은 왜 장부가 안 맞는 거죠?” 경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단 1초도 머뭇거리지 못하고 몸을 돌려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장부가 맞지 않는 이상 아버지는 조만간 자신까지 조사할 게 분명했다. 거기에 밖에서 그토록 많은 빚을 졌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 경준은 명문가 출신의 명문대 엘리트였다. 재능이 뛰어나고 온화하며 예의까지 갖춘 사람으로, 명절마다 집안 어른들이 모이면 입을 모아 칭찬하는 모범적인 인물이었다. 그런 경준이 도박으로 신씨 집안 전체를 거의 날려버렸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된다면, 순식간에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받는 인간쓰레기로 전락할 것이었다. 지난 이틀 동안 명경은 경준에게 단 한 번도 전화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조용할수록 더욱 확실했다. 경준이 돈을 갚지 못하면 명경은 반드시 전에 말했던 대로 행동할 것이라는 것을. 타협할 여지는 조금도 없었고, 시간이 1분 1초 흘러갈수록 가슴 위에 무거운 돌덩이가 올라앉은 것 같았다. 그 돌덩이가 가슴속 공기를 끊임없이 짓눌렀고, 경준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할 지경이었다. 이에 경준은 너무나 후회스러웠다. ‘내가 왜 도박을 했을까?’ 도박만 하지 않았다면 빚도 없었을 것이었고, 지금처럼 명경에게 협박당할 일도 없었을 터였다. ... 사흘째 되는 날 오후, 명경은 경준에게서 전화받았다. [오늘 저녁에 유청이를 만나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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