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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5화

유청과 경준이 거실로 돌아왔을 때 송이란이 손님을 반갑게 맞으며 하는 말이 들렸다. “집안에 이런 일이 생기고 나서 우영이가 며칠째 먹지도 마시지도 않아서 정말 걱정이에요.” “저도 도저히 방법이 없어서 사장님께 전화드렸어요. 지금은 사장님 말만 듣거든요.” 우영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불렀다. “엄마!” 유청은 가까이 다가가고 나서야 소파에 앉아 있는 명경을 발견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명경의 긴 눈매가 유청을 스쳐 지나갔다. 이에 유청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사장님.” 옆에 있던 경준은 명경을 보는 순간 표정이 눈에 띄게 부자연스러워졌다. 입꼬리를 억지로 움직여 아무렇지 않은 척 인사하려 했지만 명경은 이미 고개를 돌린 뒤였다. 두 사람을 거들떠보지도 않았고, 송이란도 미적지근한 태도로 한마디만 했다. “경준이 왔구나.” 집안에 이런 일이 벌어진 상황에서 송이란이 웃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누가 감히 그것을 두고 뭐라고 하겠는가? 며칠째 창백하기만 했던 우영의 얼굴에는 마침내 조금이나마 혈색이 돌아왔다. 우영은 드물게 얌전히 명경의 곁에 앉아 있었고, 눈에는 아직 눈물이 맺혀 있었다. 접시에 놓인 디저트를 바라보며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는 예전에 내가 만든 쿠키를 제일 좋아했어요.” 명경이 우영을 달랬다. “사장님은 괜찮으실 거예요.” 우영은 곧바로 눈물 어린 눈으로 간절하게 명경을 바라봤다. “기적이 일어날까요?” 명경이 말했다. “M국 NY시에서 가장 유명한 신경외과 의사에게 연락했어요. 민 사장님의 진료 기록도 보냈고요.” “그분이 온성으로 와주신다면 민 사장님을 치료해서 다시 깨어나게 할 수도 있어요.” 그 말을 들은 유청은 고개를 들어 명경을 바라봤다. 명경은 우영과 이야기하고 있어 유청에게는 차갑고 무심한 옆얼굴만 보였다. 명경의 말을 들은 우영과 송이란은 몹시 흥분했다. “정말이에요? 우리 아빠한테 아직 희망이 있는 거예요?” “그 신경외과 의사가 온성까지 와줄 수 있나요?” 명경은 고개를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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