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66화
유혁은 자신이 타고난 도박꾼이라 여기기까지 했고, 이것이야말로 자신이 원하던 인생의 절정이라 믿었다.
이후 돈을 따고 잃기를 반복하다 결국 딴 돈을 전부 잃었지만, 유혁은 오히려 더 중독됐고 다시 딸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한번 도박의 늪에 빠지면 결국 가산을 탕진해야 손을 뗄 수 있는 법이었다.
유혁이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은 한정돼 있었지만, 남자의 신분은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했다.
유혁은 민씨 가문 후계자라는 신분을 내세워 각종 사채업자들에게서 거액을 빌려 도박판에 뿌려댔다.
일찍이 일에 마음을 놓았고 회사 경영은 더 신경 쓰지 않았다.
매일 머릿속에는 어디서 돈을 구해 판을 뒤집을지밖에 없었다.
유혁은 송씨 집안 사람들의 감시를 피해 송이란 앞에서 거짓말을 했고, 각종 핑계를 대며 친구와 동창에게 돈을 빌렸다.
심지어 집 안의 골동품과 보석을 훔쳐 팔기까지 했다.
이번에도 유혁은 카지노에서 처음 많이 땄다.
그 엄청난 흥분에 정신이 아득해져, 자신의 도박 재능과 운이 다시 돌아왔다고 믿고 더 크게 베팅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더 참혹하게 잃었다.
마지막엔 하루 밤낮을 도박에 매달린 끝에 가진 돈을 전부 잃었다.
화장실로 걸어가는 동안 휴대폰엔 빚 독촉 메시지가 가득했다.
그 사람들은 더 이상 갚지 않으면 민씨 그룹 본사로 찾아가거나, 송이란에게 직접 전화하겠다고 협박했다.
그 모든 메시지를 본 유혁은 휴대폰을 움켜쥔 채 막다른 절망감에 머릿속이 뒤엉켰고 심장도 극심하게 아파왔다.
결국 화장실 벽에 기댄 채 서서히 주저앉으며 그렇게 짧은 생이 막을 내렸다.
수사 결과는 타살 가능성을 배제했기에 송이란은 유혁의 유골을 안고 온성으로 돌아왔다.
유혁을 안장하던 날, 가랑비가 내렸다.
송이란은 비석 앞에 넋을 잃은 채 서 있었고, 옆에서 우영은 눈물범벅이 돼 울었다.
유단과 유청은 조금 뒤쪽에 서 있었다.
곧 유단이 얼굴이 무겁게 굳은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집안이 대체 왜 이렇게 된 거지?”
먼저 아버지, 그다음엔 유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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