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73화
송이란은 문득 명경이 이 시간에 찾아온 걸 보니, 청혼하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민씨 집안에 연달아 일이 터졌으니, 우영이가 안쓰러워서 지켜주고 싶어 온 게 아닐까 싶었다.
이해관계로만 따진다면, 지금 명경이 우영과 결혼한다면 그건 곧 민씨 집안 전체를 손에 넣는 것과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송이란은 명경의 속셈이 못마땅하면서도 말투는 오히려 더 부드럽고 다정해졌다.
“사장님도 아시겠지만, 요즘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많이 생겼어요. 우영이가 많이 힘들어하는데, 이 시간에 이렇게 와서 위로해 주시니 정말 기쁘네요.”
명경이 준수한 얼굴에 담담한 표정을 유지한 채, 날카로운 기색은 조금도 드러내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오해하셨네요. 저는 오늘 우영 씨 때문에 온 게 아니에요.”
송이란이 멈칫하며 물었다.
“그럼 사장님, 저한테는 무슨 일로 오셨죠?”
“유청 씨 일 때문에요.”
명경이 유청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유청 씨는 경준 씨에게 시집갈 수 없어요.”
송이란과 우영 모두 놀라 얼어붙었고, 우영은 재빨리 고개를 돌려 유청을 바라봤다.
마음속에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명경의 긴 눈이 먹빛처럼 검게 빛났고, 늘 냉담하던 어조에 약간의 다정함이 실린 채,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
“유청, 직접 사모님께 말씀드려요. 우리 사귀니까 경준 씨한테는 시집 안 갈 거라고요.”
그 말은 송이란과 우영에게 있어서는 마치 청천벽력처럼 들렸다.
두 사람 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이내 고개를 돌려 유청을 바라봤다.
우영은 더더욱 눈이 커졌다.
‘사장님이 작은 언니한테 유청이라고 불렀어.’
문득 지난번 인터네이트에서 명경이 달려와 자신을 감싸며 외쳤던 이름이 떠올랐다.
이제 와서 곰곰이 되새겨보니, 그때 명경이 부른 이름은 확실히 유청이었다.
두 사람이 진작부터 사귀고 있었던 것이다.
유청 역시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뭐라고요?”
명경이 유청을 상관하지 않고, 오직 송이란만 바라보며 말했다.
“경준 씨가 진 도박 빚, 그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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