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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5화

손경애는 충격에 휩싸인 채 유청을 바라봤고, 눈빛이 점점 두려움으로 변해갔다. 그들은 늘 유청이 성격이 온순하고 착실하다고 믿어왔다. 특히 밖에서 몇 년간 자란 뒤로는, 무슨 일을 하든 늘 조심스러워하며 민씨 집안에 다시 버려질까 봐 노심초사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해의 일을 유청이 전부 알고 있었고 줄곧 기억하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또한 이렇게 오랜 세월 참아왔으면서도 손톱만큼조차 티를 내지 않았다는 게 소름이 끼쳤다. 다들 유청이를 모두 잘못 봤던 것이었다. 유청이야말로 가장 인내심이 있는 동시에 가장 무서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매번 고개를 숙이고 눈을 내리깔던 그 모습은 온순함이 아니라 살기를 감춘 것이었다. 20년 동안, 다들 늑대 한 마리를 곁에서 키운 셈이었다. 손경애의 팔이 떨렸고 온몸이 침대맡으로 쓰러지며, 이를 악물고 원한 서린 목소리로 말했다. “차라리 나도 죽여!” “사람 죽이면 그 죄를 치러야 하는데, 제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어요?” 유청이 천천히 다가가 무릎을 굽혀 손경애 앞에 앉으며 말했다. “할머니 한 분 죽이는 건, 그야말로 손해 보는 일이죠. 이미 관 속에 반쯤 들어가 계신 분이니까요.”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할머니보다 먼저 죽은 거예요. 그 사람들이 할머니보다 젊었으니까요.” “오래 산다고 그 사람들한테 좋은 일도 아니고요.” 일찍 저승에 가서 죗값을 치러야, 그래야 일찍 벗어나서 다음 생엔 좋은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을 텐데. 손경애가 힘껏 손을 뻗어 유청을 붙잡으려 했고 목이 쉬도록 소리치며 외쳤다. “이 못된 것! 차라리 낳지나 말 것을!” 유청이 가볍게 웃었다. “할머니들도 원래 저를 탐탁지 않게 여기셨잖아요. 엄마가 목숨 걸고 저를 낳은 거고요. 그러니 제 목숨이 할머니랑 다른 가족이랑 무슨 상관이겠어요?” 손경애가 두 눈으로 유청을 매섭게 노려봤는데 마치 갑판 위에 널브러져 말라비틀어진 물고기 같은 눈빛이었다. 유청이 아주 가뿐한 몸놀림으로 뒤로 물러났다. “할머니 쉬세요. 저는 다시 가서 어머니 좀 위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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