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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0화

송이란은 더 이상 몸부림치지 않았다. 그리고 눈빛엔 오직 잿빛 절망만 담긴 채 유청을 바라봤다. 유청은 이미 한 걸음 한 걸음씩 송이란을 함정으로 몰아넣었다. 송이란 스스로 그 함정에 뛰어들게 만든 것이었고 여자에게는 애초에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유청이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나더니 무표정한 얼굴로 송이란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치료 잘 받으세요. 다 나으면, 제가 직접 모시러 갈게요.” 송이란은 명경의 사람들에게 끌려갔다. 겁에 질린 도우미들은 집안에 연이어 벌어진 사건들을 지켜보며, 하나같이 어찌할 바를 모른 채 거실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자 유청이 도우미들을 다독였다. “민씨 집안에 무슨 일이 있었든, 이유 없이 여러분을 내보내는 일은 없을 거예요.” “앞으로 처리할 일이 많아서 집안일도 여러분이 챙겨주셔야 하니까, 이번 달부터 월급 10% 인상할게요.” 도우미들 모두 민씨 집안에 이런 큰 변고가 생겼으니 일자리를 잃을까 봐 걱정하던 참이었다. 그런데 일자리도 지키고 급여까지 오르니, 서둘러 유청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다들 마음속으로도 확실히 오늘부터 민씨 집안은 유청이 주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곧 유청이 부드럽게 웃으며 목소리에 힘을 실어 말했다. “할 일 있으신 분들은 일하러 가시고 없으신 분들은 쉬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아직 이 집에 있으니까요. 이 집은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그 말에 다들 확신이 생기며 안심이 됐다. 그래서 공손히 유청에게 인사를 건네고 하나둘 물러갔다. 거실이 조용해지자 유청은 고개를 돌려 명경을 바라봤다. “오늘 일 고마워요. 다행히 오빠가 제때 와줬네요.” 명경은 유청의 실력을 잘 알고 있었다. 설령 명경이 오지 않았어도 유청은 다치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런데도 유청이 지금 이렇게 다정하게 감사 인사를 건네는 모습은 진심으로 느껴졌다. 명경이 유청이 알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금도 개의치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게 신경 쓰였다. 명경은 유청이 정말 자신에게 의지하는 건지, 아니면 이미 위장에 익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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