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96화
린아는 말문이 막혔다.
알고 보니 민씨 집안의 그 둘째 아가씨인 유청에게 이용당한 것이었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네.’
민씨 집안 인간들은 역시 하나같이 음험하고 교활했다.
그때 현관 쪽에서 도우미의 익숙하고 살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청 아가씨 오셨어요? 외투 주세요, 제가 걸어 둘게요.”
린아가 즉시 고개를 돌려, 걸어 들어오는 여자를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노려봤다.
유청은 린아를 아는 눈치였는지 가볍게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러나 린아의 눈빛은 음침했다.
“나를 이용해서 우영 씨를 죽인 건가요?”
린아는 우영이 명경에게 들러붙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아, 골탕이나 좀 먹이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뒷조사하다 보니 송이란이 뭔가를 은밀히 꾸미는 정황이 잡혔고, 그게 민용훈의 중상과 연결된 듯했다.
민씨 집안 일 따위엔 관심이 없었지만, 우영은 분명 알고 싶어 할 이야기였다.
그래서 우영의 차에 도청기를 달았고, 모녀가 한바탕 물어뜯게 할 생각이었다.
결국 우영이 죽어 버린 건 린아의 예상 밖이었다.
그러나 이제 와 보니, 그건 유청의 계획안이었다.
유청은 린아가 우영을 싫어한다는 점을 이용해 이 판을 짠 것이었다.
린아가 보기에 유청은 겉보기처럼 순진하고 단순한 사람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다.
우영이 죽고 송이란도 미쳤다더니, 유청은 민씨 집안 회사까지 손에 넣었다.
‘이게 그 목적이었나?’
그러자 유청이 담담하게 웃었다.
“저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
그러나 린아의 눈빛 속에 날카로운 살기가 숨어 있었다.
“나를 이용하면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아요?”
이에 유청은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
“린아 씨는 우영을 싫어했고, 사라지길 바랐어요. 그건 린아 씨의 뜻이었죠. 이제 목적을 이뤘으면 된 거지, 굳이 다른 걸 따질 필요 있나요?”
“뱀 같은 사람이라는 게 딱 유청 씨 같은 여자를 두고 하는 말이에요.”
“그런데 여긴 또 왜 왔어요? 민씨 집안 사람들이 당신 말을 안 들으니까, 사장님을 이용해서 뒷수습이라도 시키려고요?”
린아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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