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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5화

혼미한 혼수상태에 빠진 유청은 길고도 긴 꿈을 꾸었다. 12살 때 유청은 집안사람들 손에 의해 ML국이라는 작은 나라로 보내졌다. 나라라고는 하지만 국토 면적이 C국의 시 하나에도 미치지 못했다. 거기는 삼각주 북서쪽 지대에 자리 잡고 여러 나라 사이에 끼어 있어 전쟁이 끊이지 않았 낙후한데다가 가난했다. 영토를 개인이 사고팔 수 있었기 때문에 돈 있는 자들이 이곳에 땅을 사서 농장과 장원을 세웠고, 그 덕에 수많은 암흑 세력의 본거지이기도 했다. 민용훈도 막 사업을 일으키던 시절 이곳에 장원을 하나 사 두었다. 그 장원 안에서는 거의 반노예제로 칭할 수 있는 것이 시행되고 있었다. 유청은 바로 그곳으로 보내졌다. 그곳에서 살며 근처 학교에 다녔고, 유청을 돌보는 사람은 건장한 흑인 여성 도우미였다. 이후 2년 동안 유청은 수도 없는 치명적인 위험을 넘겼다. 쥐병, 이질, 고열 같은 질병이 있었고, 교통사고나 테러 같은 사고도 있었다. 거기에 오래 산 흑인 도우미조차 놀라워하는 눈빛 속에서 유청은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그러다 그해 겨울, 농장 운전기사가 낡은 차를 몰고 유청을 하교시키던 길에 차가 얼음 구멍에 빠졌다. 미리 준비해 두었던 기사는 물가로 기어 올라온 뒤, 유청이 다시는 올라오지 못하리라 확신하며 주머니 속 현금을 세고 휘파람을 불면서 떠나 버렸다. 그러나 유청은 그 안에서 계속 발버둥 쳤다. 팔다리가 얼어붙어 뻣뻣해져도 살고자 하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고 바람은 더 차가워졌다. 나뭇가지를 붙든 손이 이미 얼어 굳었을 무렵, 지나가던 소년이 유청을 구했다. 그 소년이 바로 명경이었다. 사실 그때의 명경은 소년이라 하기엔 나이가 있어 청년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그래도 스무 살 남짓에 준수하고 늠름한 생김새에 온몸에서 소년미가 물씬 풍겼다. 날이 어둑해서 물속에 있는 유청을 봤을 때 명경은 물귀신인 줄 알았다. 그런데 건져 올리고 나서야 아이라는 걸 알았다. 전쟁 때문에 ML국에는 버려진 집이 널려 있었다. 명경은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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