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5화
구은서가 장명원에게 물 한 병을 가져다 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명원아, 뭐 오해하고 있는 거 아니야? 물 좀 마시고, 앉아서 천천히 말해 봐."
장명원은 그녀의 손을 뿌리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구은서, 넌 줄곧 나를 이용하여 소희를 상대하고 있었어. 우리 어릴 때부터 알면서 쌓아온 의리를 이용하고 있었다고, 네가! 난 너를 친누나로 생각해서 망설임 없이 네 편에 섰어! 하지만 넌? 나의 손을 빌어 소희를 죽일 생각만 하고 있었어! 임구택 때문에 소희를 죽이려 한 것도 모자라 심지어 나까지 죽이려 했다고, 너! 구은서, 너 어떻게 이렇게 끔찍할 수가 있어?"
한 사람과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더라도 그 사람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게 정상이었던 것이다.
적어도 이 일이 있기 전에는 그는 구은서가 이렇게 위선적이고 독한 여자라는 걸 절대 믿지 않았다.
구은서의 얼굴색이 많이 덤덤해졌다. 그러고는 여전히 무고한 눈빛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명원아, 너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소희가 어떻게 됐다는 거야? 넌 뭘 또 내가 너를 죽인다고 그러는 거야, 무섭게."
장명원의 빨갛게 달아오른 눈에는 실망과 침통함으로 가득했다. 그는 구은서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직도 모르는 척할 거야? 좋아, 모르는 척해도 되고, 모든 것을 네 사촌 오빠 주시후에게 떠넘겨도 돼. 주시후는 이미 밤새 외국으로 도망쳤고, 아무도 너와 대치할 수 없을 거니까, 계속 그렇게 모른 척하고 있으라고!"
임구택마저도 단서라고는 Maduro밖에 없었고, 아무것도 물어내지 못했다.
Maduro도 중간에서 커미션만 받고 일을 처리했을 뿐, 구체적인 상황은 너무 상세하게 알고 있는 건 아니라서.
지금은 불곰이 죽고 주시후도 온데간데없이 달아났으니, 아무도 더 이상 진상을 알지 못할 것이다.
구은서는 냉담하게 장명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난 아무것도 몰라."
"승인 안 해도 돼. 너 내가 너를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라는 걸 이미 예상하고 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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