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2장

백현이 서정희를 다실로 안내했고 미리 준비해둔 자료를 건네주었다. “이건 제 동생이 지난 몇 년간의 건강 진단서입니다.” 서정희는 두툼한 자료를 유심히 보았다. “수술을 받았어요?” “네, 하지만 별 효과가 없었고 여전히 일어 설 수 없어요. 저희 동생은 참 불쌍한 사람이에요. 어린 나이에 교통사고로 휠체어에 앉게 되었고, 부모는 모두 돌아가셨고, 약혼자와도 헤어졌으니 앞으로 어떻게 살지 모르겠어요. 그러니 제발 살려주세요. 치료만 할 수 있다면 치료비는 얼마든 줄 수 있어요.” 백지연 방에서 콘돔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서정희는 이 남자한테 속았을 것이다. 겉모습만 보면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백지연을 보살피는 사람은 전부 여성이었고 백 어르신이 그녀를 이토록 예뻐하는데 누가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을까? 방금은 집사만 자신을 맞이하로 왔고 백현은 나중에 나타났으니 그 시간에 무슨 짓을 했는지 뻔하다. 그와 같은 위선자는 많이 봤다. 서정희는 최근의 검진 결과를 보고 결론을 내렸다. “치료는 할 수 있어요.” “정말요?” “네. 회복상태를 보면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수술 외에 침술도 같이 해야 하고 길어야 3개월이면 일어설 수 있습니다.” “다행이네요. 선생님 같은 유명한 의사라면 방법이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백현은 매우 행복해 보였다. “검사 결과만 보고 판단한 것이니 구체적인 상황은 백지연 씨의 몸 상태를 봐야 합니다.” “네. 일단 차를 드시고 동생이 진정되면 다시 검사해주세요.” “그럼요.” 서정희는 여유롭게 차를 마셨다. 악성 종양을 치료한 그녀는 다시 태어난 것 같았고 천천히 원수를 갚을 거라고 마음을 먹었다. 잠시 후 집사가 나와서 다시 부탁했다. “아가씨는 준비가 됬어요. 부탁할게요.” 돌아가 백지연을 만났는데 그녀의 곁엔 백 어르신이 계셨다 몇 년이 지났고 백 어르신도 많이 늙었다. 백지연은 어르신의 폰으로 영상통화를 걸고 있었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백지연, 다시 안 볼 거라고 했잖아. 또 어르신 전화로 영상을 걸면 이 번호도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