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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장

송희재의 단추를 풀어헤치자 그의 몸에 여자 흔적이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마음은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환희야, 더러워진 내 몸... 네가 깨끗이 씻겨 줄래?” 송희재는 여자를 다정히 껴안았다. 바깥의 눈보라가 점점 잦아들고 나서야 아쉬워하며 몸을 일으켰다. 옆에 있는 여자를 좀 더 자게 하려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하지만 문환희는 기어이 일어나 옷을 챙겨주겠다고 했다. 한송이와 달리 송희재의 몸에는 그녀의 흔적이 조금도 남지 않았다. 하지만 문환희의 몸은 온통 붉은 자국으로 물들었다. 심지어 거사가 끝난 후에 송희재가 그녀를 직접 씻겨줬다. 그 정도로 문환희에 대해 송희재는 그 어떤 가식도 없었다. 오롯이 온기만 가득했다. “환희야, 조금만 기다려. 모든 게 다 내 것이 되면 아무도 나를 위협할 수 없을 거야. 그때면 누구도 우리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어. 그때 우리 결혼해.” 문환희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 “희재야, 정말 그런 날이 올까?” “반드시 올 거야. 그때면 더 이상 누구의 명령도 따를 필요가 없어. 내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할 거고.” 문환희는 수심에 찬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네가 한송이 씨와 같이 오랜 시간 있으면서 언젠가 정이 들까 두려워.” “환희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뿐이야. 내가 어떻게 한송이 같은 응석받이로 자란 아가씨를 좋아할 수 있겠니? 부씨 집안에 접근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내가 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겠어. 나에게 조금만 더 시간을 줄래?” “응, 희재야, 항상 너를 믿어. 그런데 이러면 한송이 씨에게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닐까?” 송희재는 코웃음을 쳤다. “아니, 한송이는 좋은 사람이 아니야. 너는 너무 착해. 누구나 다 불쌍히 여기고. 하지만 한송이는 불쌍해할 필요 없어.” 문환희의 눈에 공포감이 몰려들자 송희재는 황급히 부드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미안, 놀랐어? 환희야, 나를 무서워하지 마. 세상에서 내가 가장 아끼는 사람은 너야, 한송이와 한 침대에 있다고 해도 너라고 상상해야만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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