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03장

송희재는 어리둥절해 하더니 순식간에 반응했다. 부남진 이 늙은 여우가 뜻밖에도 한송이를 집에서 내쫓을 줄은 몰랐다. 부남진이 딸을 정말 모른 척할 거라고 믿지 않았다. 틀림없이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물론이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은 송이지 신분이 아닙니다.” 한송이는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물었다. “아빠, 무슨 뜻이에요? 그때 그렇게 볼멘소리를 한 것은 화가 나서 그런 거잖아요. 아빠는 내 친아빠잖아요. 어떻게 날 버릴 수 있어요?” 부남진은 냉소를 지었다. “화나서 한 말이라고? 내가 너처럼 유치하다고 생각해? 이런 일로 너에게 일부러 화낼 만큼? 몇 년 동안 너는 너의 신분만 믿고 일부러 나쁜 짓들을 저질렀어. 그런데 만약 이런 신분을 잃는다면?” 한송이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빠, 화 풀리셨잖아요. 그렇지 않으면 오늘 왜 저를 불러서 밥을 먹으라고 한 거예요?” “너더러 돌아오라고 한 것은 중요한 일을 선포하고 너의 이름을 족보에서 빼기 위해서야.” 한송이는 휘청했다. “아빠, 농담이시죠.” “왜 이런 일로 너에게 농담하겠니?” 부남진은 자기와 상관없는 행인을 보듯 냉랭한 얼굴로 쳐다봤다. 한시안은 한송이의 팔을 흔들며 말했다. 이 순간 그녀는 진정으로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엄마, 말 좀 해줘요.” 임신하지 않았다면 한시안은 당연히 그녀의 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뻔뻔한 일을 저지르다니… 한시안도 너무 슬펐다. 자신이 키운 딸은 결국 풍속을 문란하게 만든 사람이 되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할 말이 없다.” “오빠!” 한송이는 부장성에게 다가가 팔을 계속 흔들었다. “아빠에게 좀 말해줘.” 행동이 너무 큰 탓에 옆에 있는 서정희마저 부딪혔다. 눈이 마주치자 한송이는 모든 분노를 그녀에게 쏟아냈다. 손을 들어 서정희의 얼굴을 힘껏 내리쳤다. “너 때문이야, 다 이 천한 년 때문이야...” 부장성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으며 말했다. “소란 좀 그만 피워!” “내가 소란을 피우는 거라고? 이상하지 않아? 이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