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37장

“선생님, 이렇게 긴장하실 필요 없습니다. 우리 형님만 잘 치료해주시면 됩니다. 지금 형님이 약을 바꾸고 침을 놔달라고 선생님을 부릅니다.” 그녀가 신동우의 방에 도착했을 때, 신동우는 마침 목욕가운을 걸친 채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튼실한 종아리가 드러났다. 어제 붕대를 감았던 상처는 이미 다 젖어서 피가 배어나왔다. 서정희는 이렇게 거친 사람은 처음이다. 진짜 미친 인간 아니고서야. “본인이 상한 거 기억 안 나요?” 서정희는 그의 팔을 가르키며 말했다. 신동우는 수건으로 머리를 닦으면서 전혀 개의치 않은 표정으로 답했다. “그래서 와서 치료하라고 한 건데, 뭔 문제 있어?” 저 인간 뇌 한 번 해부해보고 싶다. 대체 뭐가 들어있는지. 신동우는 의사인 그녀의 상식 밖에서 행동하고 있었다. 서정희는 화난 표정으로 손을 들어 신동우의 머리를 찌르면서 말했다. “제정신이 아니죠? 죽을 거면 썩 꺼져요. 이렇게 의사의 말을 따르지 않으면 신이 오더라도 그쪽을 구하지 못할 거예요.” 신동우는 그녀의 손가락을 잡더니 분노에 찬 말투로 말했다. “내가 살짝 힘만 주면 손가락이 부러진다는 거 알지? 너무 나대지 마.” 서정희는 그를 째려보면서 말했다. “지금 어떤 시대라고 이런 말도 안 되는 깡패 두목 이미지로 살아요? 너무 시대에 뒤쳐졌잖아요.” 그러면서 약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신동우는 그녀의 말이 이해가 안 되어 옆에 서 있는 배현에게 물었다. “지금 뭐라는 거야. 깡패 두목?” 배현이 헛기침을 하더니 답했다. “아마 옛날 소설에서 깡패 두목이 여자에게 자신의 남성미를 과시하는 수단을 말하는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게 유행하지는 않아요.” 신동우는 그제야 뭔가 알아들은 것 같았다. 소설 같은 걸 얘기하는 거군. “그럼 지금은 뭐가 유행하는데?” “형님, 그건 저도 몰라요. 제가 소설을 보는 것도 아니고, 뭐가 유행하는지 어떻게 알아요.” 신동우가 갑자기 턱을 만지더니 물어봤다. “내 말투가 시대에 뒤떨어졌어?” 왜 나 스스로는 그런 느낌이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