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55장

며칠 안 되는 사이에 서정희는 이미 뺨을 두번이나 때렸다. 신동우는 몸을 일으켜 서정희를 노려보았다. “서청. 너 죽고 싶어 환장 했어?” “그러게 왜 남의 몸을 보고 그래요!” “그러게 누가 이렇게 입으래!” 화가 머리끝까지 난 서정희는 그의 셔츠를 아무거나 걸치고 단추를 끝까지 잠그고 몸을 꽁꽁 싸맸다. 그러고는 그의 머리를 세게 때리며 입을 열었다. “누워요. 침 놓게. 또 함부로 내 몸 봤다간 침으로 찔러 죽이는 수가 있어요.” “어디 한번 해 봐. 죽여버릴 거니까.”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두 사람도 더는 말을 하지 않았다. 신동우도 점점 머리가 맑아졌다.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가?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다고 했잖아? 어떻게 유부녀에게 관심이 생길 수 있지? 침묵 속에서 서정희는 치료를 마쳤다. 신동우가 침대에 한 손을 짚고 목 스트레칭을 하며 우드득 소리를 냈다. “그러고보니 예전에는 걸핏하면 머리가 아팠는데 네가 침 놔주면서부터 머리가 안 아프네? 역시 헛소문이 아니었어.” “내일 처방전 써줄 테니까 처방전대로 약 지어서 먹어요. 아마 한두 달이면 거의 다 나을 거예요. 그때 지체없이 바로 이 곳을 뜰 거니까 붙잡지 마요.” “그래. 치료만 완벽하게 끝내면 놓아 줄게.” 신동우가 화끈하게 대답했다. “이만 방으로 돌아 갈게요.” 서정희가 몸을 돌려 떠났다. 서정희가 떠난 후 신동우는 침대에서 뒤척거렸다. 며칠 간 서정희의 몸에서 나는 약냄새를 맡으며 잠에 들었는데 오늘 옆에 없으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서정희가 막 잠들었을 때 방문을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한밤중에 어느 미친 놈이야? 발가락으로 생각해도 신동우 그 놈 밖에 없었다. 서정희는 어이가 없었다. 다행이라면 혹시나 해서 가면을 벗지 않은 것이었다. 서정희는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비비며 불청객을 바라보았다. “또 왜요?” 신동우는 베개와 이불을 침대 옆 바닥에 펴더니 그 자리에 누웠다. “네 잠이나 자.” 신동우도 정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서정희는 방향을 바꾸어 다시 잠을 청했다. 익숙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