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0장

서정희는 내숭을 떨지 않고, 바로 염정훈의 목을 끌어안았다. 염정훈이 너무 거칠게 입 맞추자 서정희는 숨이 넘어갈 것만 같았다. 한참 후에야 염정훈은 그녀의 입술에서 자신의 입술을 뗐다. 그러자 그녀는 그의 품에 축 늘어져서 그의 힘찬 심장소리를 듣고 있었다. “보고싶었어.” 서정희는 그의 품에서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염정훈의 분노에 찬 얼굴을 그제야 좀 풀렸다. “당신 미쳤어? 지금 뭐하는 건지 알아? 요즘 하루도 잠을 제대로 자 본 적 없어.” 서정희는 고양이마냥 그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부비부비하면서 사과했다. “미안해.” “그 얼굴을 보면, 왠지 내가 외간 여자랑 바람피우는 것 같잖아.” 염정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서정희가 딴 사람 얼굴을 한 채 자신과 친밀한 관계를 가지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손을 내밀어 가면을 벗기려고 하자, 서정희가 제지시켰다. “안돼. 망가지면 복구할 수 있는 재료가 없어.” 염정훈은 그녀를 소파로 끌고 와서 물었다 . “그럼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반지를 가져서 뭐하려고?” 서정희는 그에게 덮치면서 화두를 돌렸다. “이렇게 오랫동안 못 만났는데, 나 안 보고팠어?” “화두 돌리지 말고.” 염정훈은 그녀를 직시하면서 그녀의 영혼 깊숙이 뚫어보고 싶은 듯 물었다. “알려줘.” “우리 약속했잖아. 이건 내 임무야.” “만약 당신이 위험을 무릎 쓰면서 완성해야하는 임무라면 내가 어떻게 시름을 놓겠어?” 염정훈은 서정희를 끌어안고 말했다. “내가 예전에 당신에게 상처를 줬다는 걸 알아. 그런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잖아. 당신이 떠난 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아? 당신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매 순간 조마조마했어. 잠 들더라도 악몽의 연속이었고. 오늘 만약 당신이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내가 얼마나 걱정했겠어.” 서정희는 도로 염정훈을 안아주면서 말했다. “나도 알아. 당신이랑 연락이 끊긴 그 시간동안 나도 그렇게 지내왔으니까.” 염정훈은 표정이 굳었다. “정희야, 나......” 그는 서정희가 이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