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18장

부씨 가문에서는 송희재가 이렇게 견결한 태도를 보일 줄 몰랐다. 지금은 누구도 그가 일부러 연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 이때 부장정이 경고했다. “진짜 법정까지 갈 생각이면, 우리도 가장 훌륭한 법률 팀을 섭외하여 대응할 거야. 송이가 아무리 심하게 판결난다 하더라도 고의상해죄에 불과할거야. 그런데 지금 임신한 상태라 집행 유예를 신청할 수 있어.” 서정희는 부씨 가문에서 한송이를 지나치게 보호한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눈앞에서 직접 보니 속이 갑갑했다. 문환희가 자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지만, 당시 심하게 구타를 당하던 광경을 떠올리니 저도 모르게 주먹을 쥐게 되었다. 이 세계의 본질은 약육강식이라는 걸 그녀도 알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그녀 또한 자신이 원하는 걸 다 이루지 못하고, 많은 일들을 자신이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갑갑한 현장을 떠나는 게 유일한 길이었다. “할아버지, 저는 주방에 가서 보양식을 만들게요.” 부남진이 위로가 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네가 마음 좀 써주렴.” 서정희는 내내 참고 있다가 결국은 그 말을 해버리고 말았다. “저는 그저 부씨 가문을 위해서 하는 거예요. 저의 환자를 위해서요.” 그러고는 바로 자리를 떴다. 거기에 있어봤자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아무 것도 없었다. 권력이 전부인 세계였다. 서정희는 정원에 나갔다. 그러자 매화나무 아래에 서 있는 염정훈을 발견했다. 흰 눈이 그의 몸에 내려앉아 그의 잘생긴 얼굴이 더 두드러졌다. 마치 화폭에서 걸어 나온 미남인 듯했다. “정훈씨.” 서정희는 기분이 다운된 채 그를 향해 걸어갔다. 그러자 염정훈이 두 팔 벌려 그녀를 품에 꼭 안아줬다. “억울함을 당했어?” 서정희가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이곳에서 내가 억울함을 당할 일이 어디에 있어? 그냥 환희씨가 불쌍해서 그렇지.” 그녀는 그 느낌을 너무나 잘 알았다. 당시 자신이 서재평을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해 수술비용을 마련할 때, 염정훈은 손가락을 한 번 흔들면 가능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