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52장

하지만 이명란의 협박은 통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이익만을 좇는 전혜란은 곧장 그때 당시의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 “저도 그 우유에 독이 들었단 사실을 모르고 한 번 마셨다가 병원에 실려 가서야 알았어요. 그러고는 바로 명란이 찾아가서 대판 싸운 뒤에야 쟤 계획을 알게 되었어요. 그 뒤로는 한번도 저 애한테 우유 먹인 적 없어요.” 전혜란은 모든 잘못을 이명란 한 사람에게 뒤집어 씌웠다. “저도 쟤한테 속은 거니까 따지려면 쟤한테 가서 따져요. 제가 제때에 우유를 끊지 않았다면 지금까지 살 수 있었겠어요?” 서정희가 가볍게 웃었다. “혼자만 빠져나갈 생각 하지 마세요. 독이 든 우유를 더이상 먹이지 않은 건 당신이 다른 사람에게 의심을 살 까봐 두려워서 더 직접적인 방법을 택했잖아요. 고모를 속여 홍수에 떠내려가게 하려고.” 온 집안 사람이 악마였다. 송환희는 그런 집구석에서 목숨 길게 살아남았다. “아가씨, 저도 어쩔 수가 없었어요. 남편을 둘이나 일찍 보내고 혼자서 시골에서 돈 한 푼 없이 어떻게 아이를 키우겠어요. 7살이 되면 학교도 보내야 하는데 저 원수 같은 년이 돈 한번 보내주지도 않았으니 이 늙고 가난한 할머니랑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지.” 그때 전혜란이 무슨 생각을 했든 간에 독이 든 우유를 더는 먹이지 않은 것이 송환희의 목숨을 살렸다. “저희는 그저 당신을 그때 그 사건의 증인으로 세우려고 해요. 경찰에 협조해서 그때 일 사실대로만 설명하면 돼요.” 이명란이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눈을 감았다. “사모님, 전 죽어도 괜찮지만 송이 아가씨만은 살려주세요. 아가씨는 사모님이 그동안 미우나 고우나 애지중지 키우신 아이잖아요. 친 딸처럼 생각하시고 제발 감옥에만 보내지 마세요. 감옥에 가는 순간 이번생은 끝장이에요.” 이명란이 한시안에게 애걸하고 있을 때 한송이는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지금 그 말은… 내가 이 집안 사람이 아니라고?” 이명란이 그녀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송이야, 이리 와서 엄마랑 같이 사모님과 큰 도련님께 빌어. 한번만 봐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