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6장

서정희는 맑은 두 눈을 반짝였다. “됐어요. 이 더러운 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요. 사람의 마음은 매섭고 악랄해요. 나도 운이 안 좋았으면 벌써 그 사람 손에 죽었을 거예요. 정현 씨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이런 곳에 정현 씨까지 물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요.” “정희 씨, 내가 보통 사람이라면 이런 친구를 알 수 있었겠어요?” 서정희와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의 전의현은 진심으로 그녀를 대해야 했다. “정현 씨, 대체...” “정희 씨, 언젠가 내가 누군지 말해 주겠지만 그 전에 내가 대신 그 귀신을 잡을게요.” 서정희는 눈을 깜빡였다. “나를 죽이려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요?” “몰라요, 하지만 알아볼 수 있어요. 어쨌든 아는 사람이 있으니까 나한테 시간을 좀 줘요. 그리고 조심해요. 만약 염정훈 씨가 정희 씨를 보호할 수 있다면 차라리... 그쪽에 가서 숨어요.” “정현 씨, 가지 마세요. 나도 더 이상 친구가 없어요.” 서정희는 걱정스러운 표정이다.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은 내 옆이 가장 안전해요.” 전의현의 손으로 서정희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잘 살아서 좋은 소식 기다려요.” 그렇게 말한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그가 떠나자 서정희의 걱정스러운 얼굴은 순식간에 차갑게 변해버렸다. 그녀는 뜨거운 수건을 집어 들고 그의 손에 닿은 피부를 몇 번이고 문질렀다. 얼굴이 빨갛게 될 때까지 멈추지 않았다. 징그럽다. 저런 사람한테 터치 당하다니! ‘전의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정희는 팔찌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 “안심아, 조금만 더 기다려. 금방 내려보내서 사과하게 할 테니까.” 모든 것이 곧 끝난다. 지한과 전의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서정희는 이번에 분명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 거미줄 하나라도 잡히면 상대 진영까지 샅샅이 뒤질 것이다. 그녀는 숨지 않았고 오히려 고의로 허점을 드러냈다. 상대방을 초조하게 하고 유인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야 더 많은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상대방이 이렇게 빨리 그녀를 죽이고 싶어 하니 그녀가 살아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