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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2장

한송이의 등장에 송희재는 이를 갈았다. 그녀가 환희에게 했던 짓이 아직도 눈앞에 선했다. 부남진과 한시안이 서로 마주보았다. 두 사람은 신분이 있는 만큼 집안 망신을 드러내기 싫었다. 사람들 앞에서 지난 번 일에 대해 지나치게 평가하지 않으려 했다. 괜히 그 일을 들추어내 다른 사람의 웃음거리로 되고 싶지 않았다. 서정희가 콧방귀를 뀌었다. “어쩌다 똑똑하게 구네.” 염정훈이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언제든 이렇게 될 일이었어.” “그건 그래.” 서정희는 싸늘한 눈으로 방관했다. 한송이가 한 짓에 대해 그녀는 더 이상 동정하지 않았다. 도박은 시작됐고 이제부터는 송수군이 어떻게 할지에 달렸다. 한송이가 눈물을 흘리며 무릎을 꿇고 앉아 한껏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할아버지마저 저를 받아 주시지 않으면 전 더이상 갈 곳이 없어요. 제발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이 뱃속의 아이만이라도 불쌍히 여겨주세요. 벌써 세달이나 된 아이에요.” 한송이가 송수군을 재촉했다. 송수군은 당연히 부남진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한송이 뱃속에 그의 핏줄이 있는데 그가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 한송이는 이런 상황에서 그들처럼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자신을 받아들일 거라고 예상하고 지른 도박이었다. 송수군은 지금 상황이 매우 난처했다. 머리를 굴리며 온갖 방법을 생각하던 송수군이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각하, 이 혼사는 없던 일로 됐어도 저 또한 무책임한 사람이 아닌지라 한송이는 저희가 데리고 가서 보살피겠습니다.” 사람들의 부남진과 송수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들은 직감적으로 이 사이에 그들이 모르는 큰 비밀이 있을 거라는 것을 느꼈다. 부남진은 사람들 앞에서 한송이의 정체를 까발릴 수 없었다. 한송이가 친 딸이 아니었다 해도 그 또한 한송이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게다가 지금은 한 아이를 임신한 임산부였다. 만약 소문이라도 나면 한송이가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른 채 부씨 집안은 임산부를 홀대한 집안이라고 욕을 먹을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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