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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1장

서정희는 이 일을 누구에게도 알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정원정은 옆에서 계속해서 자신을 도왔고, 자신의 미래까지 계획하고 있었기에 그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았다. 정원정은 다 듣고 나서 깜짝 놀랐다. “그럼 그 사람이 이 일을 꾸민 원인이 염정훈이 누나랑 백지연 사이에서 한 사람을 선택하게 하기 위해서였다는 거네요?” “맞아. 원정아, 네가 말한 새로운 삶은 나도 기대가 돼. 하지만 내려놓기 어려운 일이 있어. 그 여자 때문에 우리 집이 망했고, 아빠도 여태 깨어나지 못하고 있어. 게다가 난 죽을 뻔했고, 아빠의 이미지는 나락으로 떨어졌어. 그런데 난 아직도 그 여자가 누군지도 몰라.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마음 편히 떠날 수 있겠어?” 서정희는 저도 모르게 두 주먹을 꽉 쥐었다. “그 사람은 오래 전부터 한 걸음 한 걸음 자신의 목적을 이뤄가고 있어. 그 과정에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어. 매번 이 생각을 할 때마다 심장이 멈출 것만 같아. 내가 뭘 어떻게 잘못했기에 이렇게 큰 원한을 산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나오질 않아.” 이때 정원정은 가볍게 한 마디 내뱉었다. “어쩌면 누나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 자체가 변태일 수 있죠.” 서정희는 의아한 표정으로 정원정을 쳐다보면서 되물었다. “원정아, 너 방금 뭐라 했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제 뜻은 누나가 이렇게 착한데, 뭘 잘못했겠어요? 잘못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잘못한 거겠죠. 이 세상에는 사악함을 타고난 사람들이 있어요.” 서정희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니야.” “제 눈에는 누나가 이 세상에서 가장 착해요. 그런 누나를 알아보지 못한 염정훈이 눈이 먼 거죠.” 정원정의 목소리는 맑았다. “누나가 바다에 뛰어들기 전에 그런 말들을 했으니, 염정훈은 계속해서 조사할 거예요. 그 사람이 조사하면 누나보다 더 확실하게 조사할 수 있어요. 그러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지겠죠.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지금 그들은 누나를 바다에서 건져내려고 시도하고 있을 테니, 이 시간을 빌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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