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1장

백지연은 다급히 설명했다. “제가 제일 먼저 의사와 간호사를 불렀어요. 그런데 아침 먹은 게 속이 안 좋은지 화장실이 좀 급했거든요. 저는 화장실 들렀다가 바로 이곳에 뛰어왔어요. 이모는요? 괜찮아요?” 백선은 그녀를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안 괜찮아. 아주 안 좋아.” “아빠, 걱정 마세요. 이모는 반드시 다시 건강해질 거예요. 사실 요 며칠 저도 집에서 많이 반성했어요. 예전에 저는 이모가 가식적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이모 마음이 진심이었고 저를 정말 사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때 이모에게 그렇게 한 게 너무 미안해요. 그래서 이모가 다 나으면 두 번 다시 이모 화나게 하지 않을게요.” 이 말에 백선은 손을 뻗어 백지연을 감싸 안았다. “너의 엄마 분명 아무 일 없을 거야. 우리 가족은 이 위기에서 꼭 벗어날 수 있을 거야.” “네.” 옆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서정희는 순간 마음이 복잡해졌다. 백지연이 자신을 어떻게 대했는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여전히 피맺힌 원한이 남아 있기에 서정희는 사실 그녀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시선을 돌린 서정희는 문득 백지연이 자신을 안고 있는 백선의 옷자락만 꽉 잡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보통 자신을 안아주며 위로하는 아버지를 같이 꼭 끌어안기 마련이다. 하지만 백지연의 얼굴은 오히려 착잡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다. 긴장? 미안? 두려움? 얼마 지나지 않아 변선희는 바퀴가 달린 침대에 누운 채 응급실에서 실려 나왔고 아직 깨지 않은 상태였다. 백선은 다급히 의사에게 물었다. “선생님, 제 아내 좀 어떻습니까?” 의사는 마스크를 벗으며 대답했다. “상황이 좋지 않아요. 비록 목숨은 구했지만 아직 의식이 없어요. 일단 중환자실에 계시면서 상황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백 사모님 살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밖에 없어요. 빨리 이식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의사는 백선의 얼굴을 힐끗 보며 마지막 통보를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