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7장
이 목소리에 서정희는 마치 온몸에 갑자기 찬물을 끼얹는 것 같았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든 서정희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염정훈을 바라보았다.
서정희의 작고 하얀 얼굴에는 아직 염화진의 피가 남아있었다.
염정훈은 여태껏 이런 서정희를 본 적이 없다. 더욱 그를 놀라게 했던 것은 서정희가 진작부터 진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서정희는 염정훈의 눈을 피하지 않고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정훈 씨, 때마침 잘 왔어.”
“정희야, 너... 알고 있었어?”
“왜? 내가 알고 있을 줄은 몰랐나 봐? 당신이 나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나는 이미 다 알고 있었어. 정훈 씨, 때가 되면 나에게 다 얘기할 거라며?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별말이 없어서 내가 직접 증거를 가져왔어.”
서정희는 차가운 얼굴로 계속 말을 이었다.
“선택해. 내 손으로 직접 죽일까? 아니면 정훈 씨가 죽일래?”
염화진의 몸에는 이미 상처가 다섯 개나 있었고 선명한 핏자국이 흰 치마를 타고 흘러내려 오며 한 방울 한 방울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매우 허약한 모습임을 알 수 있었다.
“정희야, 진정해. 할 얘기 있으면 말로 해.”
“진정?”
서정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진정하라는 한 마디에 지난 2년 동안 내가 겪었던 고통이 없어져? 당신들 때문에 우리 서씨 집안이 망하고 아빠는 언제 돌아가실지도 몰라. 나도 이 여자 손에서 몇 번이나 죽을 뻔했고! 당신 동생을 아끼는 절반만큼이라도 나를 생각한 적 있어?”
“정희야, 모두 화진이 잘못이라는 거 알아. 화진이를 미워하고 나를 미워하는 거 얼마든지 이해해. 하지만 화진이는 나에게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야. 차라리 나를 괴롭혀. 내 목숨으로 바꾸면 안 될까? 이제 네 말대로 다 할 테니까 그냥 나를 괴롭히면 안 될까?”
서정희는 입술을 깨물며 계속 말을 이었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 하... 처음부터 당신을 믿는 게 아니었어. 염정훈, 당신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당신들이 나에게 빚진 거 천 배 만 배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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