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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장

서시우는 서정희가 자신에게 신장 이식을 해주는 것을 그렇게 바라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이상한 것은 서시우는 지난 몇 년 동안 수많은 돈을 들이고 인맥을 동원해 맞는 신장을 찾으려 했지만 결국에는 찾지 못했다. 그래서 이제는 별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무작정 검사한 서정희가 신장 이식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놀라웠다. 서시우가 앓고 있는 신부전은 이미 완전히 말기에 이르러 투석에 의지해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 계속 이렇게 지내다가는 얼마 가지 못하고 곧 죽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녀의 제안을 더 이상 거절할 수도 없었다. 서씨 가문의 큰아들로서 가업을 짊어지고 있는 서시우는 가능한 한 빨리 신장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서정희의 하얀 얼굴을 보면 그는 쉽게 마음이 내키지 않았고 저도 모르게 한마디 했다. “정희 씨, 정희 씨가 번복하고 싶다 해도 저는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어요. 신장 이식할 사람은 계속 찾으면 되니까.” 그러자 서정희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서 대표님, 저는 이미 결정했어요.” 세상에 공짜는 없고 그녀와 서시우는 친척도 친구도 아니다. 그녀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오직 이 신장 이식뿐이었다. 게다가 이제 손도 못 쓰게 되었고 큰 병까지 앓고 있으니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는 그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죽기 전에 서시우를 도와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녀는 너무 기뻤다. “걱정하지 마세요. 저도 이제 성인이에요. 제 생활은 제가 책임질 수 있어요. 이 일은 계속 미루면 안 돼요. 대표님은 귀국해서 할 일도 많으시고 여동생도 아직 못 찾았잖아요. 더 이상 시간 낭비하면 안 돼요.” 서시우는 한숨을 길게 내쉬더니 말했다. “저는 지금까지 정희 씨보다 배려심이 더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요. 정희 씨가 내 동생이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제 못난 팔자에 어떻게 서 대표님 같은 오빠가 있겠어요.” 이런 일을 그녀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서시우가 신장 이식 전문가 의료진을 데려오자 서정희는 이내 수술대에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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