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6장
서정희는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이 인간은 일부러 남의 아픈 곳을 건드려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다. 서정희는 왼손으로 그녀를 숨 막히게 하는 그의 몸을 밀쳐버리려 했다. 그러나 그의 몸에 손이 닿는 순간 손끝에 축축한 액체가 만져졌다.
이것은 피다!
요즘 들어 서정희는 이런 냄새에 매우 민감했다.
불을 켠 서정희는 그의 새하얀 셔츠 위로 새빨간 피가 끊임없이 퍼지는 것이 눈에 띄었다.
분명 염정훈은 별장 밖을 한 발짝도 나가지 않았는데 잠깐 사이에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누가 그런 거야?”
염정훈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대신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으려 했다.
“정희야, 내가 네 손을 다치게 했으니 나의 이 팔로 대신 갚을게. 화 안 내면 안 돼?”
그의 눈빛은 마치 변태스러울 정도로 갈구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서정희는 더욱 기가 막혔다.
“정훈 씨, 미쳤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염정훈은 그녀의 말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핏기 어린 손가락으로 서정희의 뺨을 어루만지며 천천히 말했다.
“그래, 미쳤어. 정희야, 너만 내 곁에 있어 주면 나를 어떻게 대하든 상관없어.”
“죽여도 돼?”
피는 염정훈의 손끝을 따라 천천히 그녀의 얼굴에 흘러내렸고 그는 유난히 부드럽게 웃었다.
“죽는 것쯤은 두렵지 않아. 하지만 죽으면 두 번 다시 너를 볼 수 없을까 봐 그게 제일 두려워. 정희야, 날 떠나지 마.”
서정희는 침대 시트에 떨어지는 핏방울을 보며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채 소리쳤다.
“꺼져.”
서정희는 염정훈으로부터 그의 어머니가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병이 발작하면 자해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지난 2년간 염정훈은 친동생의 죽음과 결혼에 온 정신이 팔린 상태였었다. 그의 심리적 문제도 염화진 못지않았다.
게다가 이런 정신질환은 일반적으로 가족 내부에서 유전이 되어서인지 그는 이제 자해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서정희는 섬뜩한 핏빛을 보며 혹시라도 발작하면 자신마저 건드릴까 봐 무서웠다.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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