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1장

서정희는 절망적인 표정으로 염정훈을 바라보며 말했다. “정훈 씨, 나는 이 두 아이 말고는 가진 게 없어. 못 믿겠으면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니, 4, 5 개월이 된 후에 양수천자를 해서 유전자 검사를 하면 되잖아.” “정희야, 너 정말 못됐다. 예전에는 나에게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었는데... 4, 5개월지나면 아이가 이미 자리를 잡았을 텐데 그때는 네가 낙태를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낙태 자체가 너의 몸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내가 특별히 의사 선생님께 물어봤어. 지금 수술하는 게 몸에 가장 피해가 적대.” 염정훈은 서정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다. “정희야, 네가 어떻게 가진 게 하나도 없어. 아버님 몸도 하루와 다르게 좋아지고 있고 기껏해야 1, 2년 안에 다시 예전처럼 건강해 질 거야. 너는 서씨 집안 사업을 계속 하면 되고. 백지연 때문에 불안하다면 내가 똑똑하게 말할게. 나에게 백지연은 그저 책임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야.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오직 너뿐이였어.” 그는 손을 뻗어 서정희의 뺨을 어루만지며 계속 말했다. “너는 아직 젊으니까 나중에 분명 아이를 가질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반드시 내 아이여야 해. 내 착한 정희야, 네가 원하는 거 뭐든지 해 줄 수 있어. 하지만 네 뱃속의 이것들은 꼭 없애야 해.” 서정희는 고개를 미친 듯이 저으며 말했다. “정훈 씨, 배 속의 아이는 당신 아이야. 나는 한 번도 당신을 배신한 적 없어. 여태껏 한 번도 없었다고!” 배신이라는 말에 염정훈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품에 안긴 서정희를 힘껏 밀어냈다. “정희야, 내가 너를 너무 믿는 바람에 너와 서시우가 어울리는 걸 내버려 뒀어. 그런데 내가 정말 신경이 안 쓰였을 것 같아?” 염정훈은 마치 미친 짐승처럼 두 주먹을 불끈 쥐었고 힘을 꽉 준 손등에는 핏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염정훈은 쉰 목소리로 목청이 터질 듯 외쳤다. “어떻게 너를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겠어? 미워 미치겠어! 한 달 동안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