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0장
아기들이 뱃속에서 자유롭게 노닐고 있었다. 이제 4개월이라 태동도 서정희가 희미하게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임신 말기처럼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
서정희는 부드럽게 배를 어루만졌다. 아기들도 서서히 조용해졌다.
며칠 간 아기들은 줄곧 얌전했다. 임신 초기에 입덧을 심하게 한 것 외에는 지금은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
딱 봐도 엄마를 아낄 줄 아는 순둥이 아가들이었다.
아이 이야기를 하자 서정희의 얼굴에는 부드러운 미소가 가득했다.
“남자든 여자든 건강하기만 하면 돼.”
“하긴. 이 세상에서 돈도 그렇고 권력도 그렇고 그 무엇도 건강보다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
서정희가 한숨을 쉬었다. “많은 것을 잃고 나서야 가족이 곁에 있고 건강하게 사는 게 그 무엇보다 좋다는 것을 알게 될 거야.”
“임신하니까 점점 더 산뜻해지고 컨디션도 나날이 좋아지는 거 보니 남자든 여자든 다 착한 아이일 거야. 어쩐지 네가 좀 부럽네.”
서정희는 모처럼 장난을 쳤다. “그렇게 아이 갖고 싶으면 나가서 연애하게 내보내 줘?”
“싫어. 혼자가 좋아.”
“그래? 어제 누가 통화하는데 그렇게 애교를 떨었더라? 여우같이 ‘선배~ 선배~’ 애교 떨면서.”
차안심이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정희, 너 또 날 놀려.”
서정희는 가볍게 어깨를 부딪혔다. “장난하지 말고 솔직히 말해. 그 선배라는 사람이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야?”
“굳이 말하자면 짝사랑이지. 같은 고등학교 다니던 선배였어. 아주 멋있고 우수한 사람이야. 날 몇 번 도와준 적이 있는데 열심히 공부해서 그 선배가 다니는 대학에 합격했지. 대학 가서 어떻게 좀 해보려고 했는데 대학 입학하자마자 선배가 유학을 가는 바람에. 다행히도 다음 주에 귀국한대.”
선배 얘기를 하는 차안심은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서정희는 그녀의 밝은 얼굴에서 이전의 자신을 보는 듯 했다.
이전의 자신 또한 사랑에 대한 희망으로 가득 차서 염정훈 말만 꺼내면 눈에서 빛이 났다.
“그 선배가 떠난 몇 년 동안 잊은 적 없어?”
차안심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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