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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9장

“사모님, 괜한 생각하지 마세요. 조금만 버티시면 대표님이 곧 오실 겁니다. 이건 저희의 임무예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사모님을 지킬 겁니다.” “고마워요, 민 선생님. 이 몇 달간의 저를 보살펴주느라 고생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서정희가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니 민 의사는 마음이 불안해졌다. “사모님, 포기하지 마세요. 저희는 도망칠 수 있어요, 반드시 나갈 수 있어요.” “도망이요? 이제 어디로 갈 수 있는데요?” 서정희는 고개를 들어 어두컴컴한 하늘을 쳐다봤다. 빗물이 차갑고 매정하게 그녀의 얼굴을 두드렸다. “사실 저도 알아요. 저희 아빠에게 남은 날이 많지 않다는걸요. 지금까지 살아있는 것도 다 기계와 약 때문이지, 아버지는 이미 살아갈 의욕을 잃었어요.” “사모님….” “민 선생님, 어렸을 때 제 친구는 저에게 해님 같다고, 눈 부신 빛이 보인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빛은 점점 사그라들었고 나중에는 어둠에 감싸이게 되었고 저는 진흙탕 속을 아주 오랫동안 걸었어야 했죠.” “그때의 전 기어도 보고 발버둥도 쳐봤어요.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고 운명 같은 것도 믿지 않았죠. 제 삶 속에 아주 자그맣고 미약한 빛이라도 보인다면 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겼죠.” “그렇게 조심스럽게 그 빛을 감싸안은 채 겨우 삶에 희망을 품었는데, 결국에는 또다시 모든 걸 잃고 마네요. 모든 것을 잃은 게 저였으면 그걸로 됐는데, 왜 제 가장 가까운 사람들까지 다쳐야 하는 걸까요?” “사모님, 사모님 탓이 아니에요. 틀린 건 이런 짓을 저지른 원흉이죠.” “아니요, 제 탓이에요. 다 재수 없는 저 때문에 모두가 다친 거예요. 제가 없었다면 다들 죽지 않았을 거고. 저를 가까이 한 사람이 불행해질 일도 없었겠죠. 민 선생님, 더 이상 두 사람 발목 잡고 싶지 않아요. 저를 내려놔 주세요.” 민 의사가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 “사모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예요? 저희가 사모님을 포기할 리가요? 제 목숨이 붙어있는 한 반드시 사모님을 지킬 겁니다.” “왜요? 당신들도 부모님의 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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