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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장

두 사람 모두 아이를 낳을 의사가 없는 것을 느낀 할아버지는 속으로 조급했지만 그렇다고 재촉할 수도 없었다. 두 사람이 아직 생각이 없는데 본인만 마음이 급해봤자 별 소용이 없으니까... 늙어도 머리가 잘 돌아가는 할아버지는 다른 방식으로 말해야겠다고 생각해 아이 얘기는 일단락하기로 했다. “그래, 아직 계획에 없다고 하니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생각해 보니 곧 나의 생일이구나. 너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로 나는 거의 생일을 쇠지 않았어. 그런데 올해는 너희들이 있으니 생일 쇨 맛이 나겠구나. 올해 내 생일은 정희 너에게 맡길게. 괜찮지?” 그러자 서정희는 다급히 손사래를 쳤다. “그건 안 돼요. 어머니가 계시는데 제가 어떻게 주제넘게 할아버지 생신을... 게다가 저도 여기는 처음이라 잘 몰라요. 잘할 자신이 없어요.” 할아버지의 생신을 준비한다는 것은 한 끼 식사하는 것처럼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니다. 손님을 초대하는 것부터 모든 세부 사항을 체크하는 것까지 매우 복잡한 일이다. 염씨 집안은 워낙 큰 대가족이었기에 한 절차라도 잘못 진행하게 되면 쉽게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었다. 옆에 있던 염정훈도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할아버지, 이번 생신 꼭 쇠셔야 해요?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 한 끼 하면 안 돼요?” 그 말에 할아버지는 손으로 테이블을 ‘탁’치며 말했다. “이 자식아, 이 세상에 몇 명이나 여든 살까지 살 수 있어? 나도 언제 너의 할머니 곁에 갈지 모르는데 나더러 생일상도 받지 말고 그냥 죽으라는 거야? 이미 결정한 일이니까 더 이상 토 달지 마. 여기 와서 같이 아침이나 먹어.” 할아버지는 변명할 틈도 주지 않고 두 사람을 강제로 이끌고 아침 식사를 했다. 염정훈은 낮은 소리로 서정희에게 말했다. “할아버지가 이참에 너를 사람들에게 소개하려나 봐. 우리 염씨 집안에 새로운 주인이 들어왔다고.” 그 말에 서정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그녀의 무의식은 그녀에게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이 집안의 여주인이 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지만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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