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8장

한참 동안 염정훈을 바라보던 심여정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그 아버지에 그 아들 아니랄까 봐. 이런 독한 것까지 어떻게 똑같아... 그러다가 진짜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려고 그래? 하마터면 차에 탄 사람들 모두 죽을 뻔했어!” “어머니, 제가 정희가 위험하게 내버려 둘 것 같으세요? 배후에서 수작을 부리는 사람이 얼마나 교활한데요. 외국에 있으면서 흔적조차 못 찾게 숨고 있어요. 제가 찾은 사람들은 모두 그 사람 때문에 죄만 뒤집어쓴 사람들이고요. 그 사람이 살아 있는 한 정희가 안전하지 못해요. 저는 눈만 감으면 아이 얼굴이 떠올라요. 어린아이가 나와서 세상 공기도 맡아 보지 못하고 죽었으니... 게다가 시체도 못 찾았어요.” 염정훈은 마당 먼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지저귀며 노래를 부르는 저 새들은 나무에 기어오르고 있는 뱀 한 마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뱀이 입을 벌리는 순간 새들의 노랫소리도 멈출 것이다. 염정훈은 테이블 끝을 꽉 잡은 채 이를 악물고 있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 또한 서정희 못지않았다. 오랫동안 아이를 기다리며 모든 것을 주도면밀하게 준비했지만 결국에는 그 사람 때문에 모든 것을 망쳤다. 이 모든 아픔을 염정훈은 혼자 감당하려 했다. 혹시라도 얼굴에 드러낸 순간 서정희의 마음을 심란하게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깊은 밤만 되면 염정훈은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며 서정희의 배 속에 아이가 있을 때 찍은 영상을 보고 또 보았다. 심지어 길을 지나가다가 유모차 안의 아이를 보면 염정훈은 잠깐 넋을 잃었다. 이 정도로 염정훈은 이 원한을 가슴 깊이 새기며 하루도 복수를 잊은 날이 없었다. 이번에도 손을 쓰려 한 그 사람의 행동을 염정훈은 다시 한번 곰곰이 생각했다. 경계심이 강한 사람인 이상, 염정훈이 일을 시킨 사람도 반드시 엘리트 중의 엘리트여야 했으며 눈치도 빨라야 했다. 한참 망설인 끝에 염정훈은 결정했다. 이 기회에 상대를 마비시켜 그들이 속은 것으로 오해하게 만들기로... 사실 염정훈은 진작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