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0장
염정훈은 하마터면 손에 들고 있던 그릇을 떨어뜨릴 뻔했다.
“정희야,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나와 백지연은 아무것도...”
서정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염정훈을 노려보며 그의 말을 끊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이야기를 꾸미려고 그래? 내가 백지연과 동시에 바다에 빠진 날, 정훈 씨가 누구를 구했던지 잊었어?”
이것은 서정희가 유일하게 떠올린 장면이다. 그녀는 지금도 이 생각만 하면 심장이 바늘로 쿡쿡 쑤시듯 아팠다.
서정희가 이렇게 묻자 염정훈도 더 이상 그녀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정희야, 그때는 정말 말 못 할 고충이 있었어.”
그 말에 서정희가 담담한 얼굴로 한마디 했다.
“그래. 말 못 할 고충이 있다고 쳐. 하지만 자기 아내를 두고 다른 사람을 구하러 간 일에 대해 미안한데 나는 그 고충을 공감하지 못하겠어. 나는 그저 나 자신이 불쌍할 뿐이야. 그래 정훈 씨의 말이 맞아. 그런 기억들은 어쩌면 잊는 게 더 좋을 뻔했어. 어차피 생각하면 나 혼자 힘들고 고민만 늘어나니까.”
염정훈은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하는 서정희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녀의 눈에 그는 이미 사기꾼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그릇을 건네받은 심여정은 염정훈을 노려보며 말했다.
“정희야, 저 자식은 상대하지 마. 어차피 자기 고집이 센 사람이야. 이 어머니가 먹여 줄게. 많이 먹어, 그래야 빨리 나아.”
“빨리 낫는다고요? 어머니, 저는 나을 수가 없어요.”
서정희는 피식 웃었다. 그녀가 세 살짜리 아이도 아니고 위암 말기에 살아남을 확률이 1퍼센트도 안 되는 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게다가 이렇게 심각한 상태라면 분명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다.
“또 헛소리! 지금 의학이 얼마나 발달하였는데 고칠 수 없는 병이 어디 있어? 절대 그런 생각 하지 마. 넌 꼭 살 수 있어. 다 잘 될 거야.”
심여정은 차분한 마음으로 서정희를 위로했다. 아무래도 이런 병은 환자가 모를 때, 몇 개월은 더 살 수 있지만 일단 안 후에는 마음의 근심걱정이 많아 심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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