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3장

이때, 염성진이 두 사람의 앞을 막아서며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그만해. 왜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안달이야? 내가 승하를 데려갈게. 얘를 놔주면 앞으로 모든 상속권을 포기하고 두 번 다시 너의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 염성진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고 도도한 말투로 말했다. 이 말이 몇 살짜리 꼬마 염정훈에게 했을 때 어쩌면 섭섭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염정훈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그는 시뻘게진 눈으로 염승하의 얼굴을 바라보며 지을 듯 말 듯 한 미소를 보이며 악마처럼 입을 열었다. “원래부터 내 것들인데 얘가 포기할 자격이 있기나 해? 염성진, 빨리 꺼져! 여기서 거슬리게 하지 말고!” “뭐? 너 지금 나를 뭐라고 부른 거야?” 예전에는 염정훈도 염성진에게 아저씨 혹은 선생님 등 존칭을 썼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까지 붙여 그의 이름을 불렀다. 염정훈은 더 이상 그와 입씨름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염승하를 차갑게 내려다보며 말했다. “말 안 할거지? 그래 그럼 강제로 입을 열게 할 수밖에 없지.” 말을 마친 염정훈은 그를 바닥에 내려놓고 그의 팔을 잡아 강제로 바닥에서 질질 끌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피를 흘리고 있는 염승하인지라 지금 이 장면은 시체 유기장이나 다름없었다. 염승하의 삶은 염정훈에 비해 순조로웠다. 어려서부터 부모의 관심 속에서 자란 염승하는 이런 굴욕을 한 번도 당한 적이 없었다. 이 순간, 염승하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염정훈의 얼굴이 그가 알고 있던 예전과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아버지, 살려주세요!” 염승하가 살려달라고 애걸복걸하기 시작했다. 염정훈이 그들 앞에서도 염승하를 이렇게 대하는데 그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얼마나 더 악랄한 수단을 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일은 점점 더 염성진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접어들었다. 염성진은 어쩔 수 없이 핸드폰을 꺼냈다. 지금 그는 여러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그저 염승하가 살아서 염정훈의 손아귀를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었다. “놔! 안 그러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