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3장

서정희는 기쁨의 눈물을 흘렀다. 그녀는 기쁘고 흥분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고 머리속은 온통 염정한의 귀여운 얼굴 뿐이었다. 그 아이와 시간을 더 많이 보냈어야 했는데 그녀가 어리석었다. “정희야, 울지 마. 다 내 잘못이야.” 이 말을 들은 서정희는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당연히 네 잘못이지.” 상처는 피했지만 염정훈은 여전히 아파서 표정을 바뀌었다. 그녀는 전부터 염정한이 자신의 아이였으면 좋겠다고 환상을 했다. 그것이 그녀의 상상이 아니라 진짜가 되었다. 서정희는 행복에 잠겼고 지금까지 힘들게 견뎌온게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다. 행복이 결국 찾아왔다. “지성 때문에 계속 참아왔지만 백지연의 욕심은 끝이 없었어. 그동안 그녀의 행동에 지성이가 날 구해준 은혜는 다 갚았다고 생각해서 혼약을 취소했어. 이제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남은 인생을 무사히 보내게 하는 것뿐이야.” 서정희는 천천히 그의 등에 약을 발라줬다. 염정한이 살아있는 소식을 알게[空]되서 그녀는 전보다 더 신경을 써서 조심히 행동했다. “정한이는 어디 있어?” “정한이는 나를 많이 닮았어. 누군가 계단에서 정한이를 밀쳐낸 사건이 일어난 뒤 난 정한이를 훈련소에 보냈어.” “정한이도 이런 일을 하게 할려고?” 이 말을 들은 염정훈의 표정엔 약간의 우울함이 보였다. “정희야, 염씨가 백 년[空]동안 무사히 버텨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야. 많은 일들은 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지가 않아.” 염정훈이 그녀에게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지금 발을 빼기엔 너무 늦었고 난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야 해. 그래야 너와 아이들을 지킬 수 있어.” 서정희는 자세히는 모르지만 염씨가 단순한 제벌이 아니라는 것은 느꼈다. “하지만 너도 이 길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잖아. 아들이 위험에 처하게 놔둘 수 있겠어?” “정희야, 나도 어쩔 수 없어. 정한이는 자질이 있는 아이야. 염씨 집안에 장남으로 태여났으니 다른 도련님처럼 자라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그에게는 가문의 책임이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