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5장
느리게 흘렀으면 좋겠다 싶으면 더 빠르게 흐르는 게 시간이었다.
6일째 되던 날 밤, 염정훈은 서정희를 안은 채 오랫동안 잠 들 수 없었다.
서정희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인생은 끊임없이 재회와 이별을 반복하고, 넘어지고 일어나는 것을 거듭하면서 성장한다.
그 누구도 영원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날이 밝자, 서정희는 염정훈을 위해 아침을 준비했다. 그러자 며칠 동안 안 보이던 진상정과 진영이 문어귀에 나타났다.
두 사람도 살이 많이 빠졌다.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온 걸 보면 요즘 엄청 바빴던 모양이다.
“사모님.”
서정희가 물었다.
“내일 출발하는 거 아니었어요?”
“대표님이 오라고 해서 왔습니다. 몸이 많이 나아져서 앞당겨서 퇴원하겠다고 해서 이미 퇴원 수속을 다 마쳤습니다.”
서정희는 고개를 돌려 염정훈을 봤다. 그는 이미 정장 차림이었고, 부상당했던 적이 없는 듯했다.
몸에 난 작은 상처들은 거의 다 나았지만, 심한 상처 세 곳은 아무는 속도가 느려서 휴식이 더 필요했다.
다만 염정훈에게 있어서는 분주한 일상 가운데 약간의 여유를 부린 것만으로 충분했다.
“가자. 오늘은 당신이랑 함께 있을 거야.”
서정희는 염정훈이 또 무슨 꿍꿍이인지 몰라서 그저 외투를 가지고 따라나섰다.
그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조용히 떠났다.
차량도 개조한 지프차로 바뀌어서 안전 성능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뜻밖이었던 건 늘 인상을 쓰던 원 선생님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정희는 원 선생님이 약간 두려웠다. 약 받으러 가거나 염정훈의 상황을 물어보러 가서 그와 눈만 마주치면 등골이 오싹해났다.
처음에 원해인은 서정희가 불만스러웠다. 그래서 대놓고 그녀를 싫어했다.
다만 그녀가 의학을 전공한 사실을 안 후로는 태도가 많이 나아졌다. 심지어 일부러 전문 지식으로 서정희를 테스트할 때도 있었다.
다행이 몇 년 동안 서정희는 의학 전문지식을 놓친 적이 없었기에 답할 수 있었고, 원해인도 그 답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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