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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8장

그녀는 당장 차문을 열고 나갈 기세였다. 그러자 염정훈이 옆에서 그녀의 손을 잡으면서 말했다. “정희야, 일단 교관에게 아이를 맡겼으면 훈련에 방해를 줘서는 안 돼. 여기에서는 규칙이 최상위야. 정한이를 만나려면, 정한이가 모든 항목에서 합격할 때까지 기다려야 돼.” 서정희는 창에 기대어 밖의 상황을 지켜봤다. 키 큰 남성이 염정한의 옆에 가더니 손을 내밀면서 말을 건넸다. 휴식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것 같았다. 염정한의 신분이 특별한 만큼 교관도 특별하게 관심을 보였다. 염정한은 교관의 부축임을 거절했다. “저, 저 스스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염정한은 작은 손으로 바닥을 짚고는 천천히 일어났다. 작은 체구에서 무한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 같았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바로 앞으로 달려가서 대오에 합류하기 위해 애를 썼다. 서정희는 이 순간 저 작은 생명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는 고집스레 일어나서 형들을 따라잡지 못하면서도 최선을 다해 앞으로 달려갔다. 한 발, 두 발...... 서정희는 염정한에게 미안한 마음이 뿐이었고, 눈에서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 내려왔다. 그녀에게 있어 염정한은 한낱 아이에 불과했다. 달리기를 마치자 큰 애들은 다들 가서 밥을 먹었다. 염정한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찬밥 밖에 남지 않았다. 서정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정한이는 아직 애야. 먹는 것도 제대로 못 먹으면 어떻게 건강하게 자랄 수 있어? 안돼. 나 정한이를 데려가야겠어.” “정희야, 진정해. 당신이 없었던 나날에도 정한이는 이런 생활을 해왔어. 여기 영양사가 따로 있고, 정한이는 같은 연령대 애들보다 키도 훨씬 더 커. 아주 건강하다고. 내 자식인데 나도 마음이 아파.” 그녀는 염정한이 아무런 불평 없이 앉아서 찬밥을 먹으려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데 이때 주방 아주머니가 따뜻한 밥과 반찬을 염정한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얘야, 이것 먹어. 아주머니가 널 위해 남겨둔 거야.” “고맙습니다.” “이렇게 어린 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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