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7장

소쿠리 마을은 원시림 가장자리에 있는 오래된 작은 마을이다. 이곳은 어느 나라의 관할도 받지 않으며 사방에 독초와 독충이 많아 외부의 침입도 거의 없었다. 당시 원해인도 우연히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들어가게 되었고 아직도 들어가는 방법을 기억하고 있다. 마을 주위는 장기가 자욱했고 북쪽에는 절벽이 있었다. 일반인이 무모하게 마을에 들어가려고 하면 독물에 물려 죽거나 장기에 중독되어 죽을 것이다. 그들은 원해인이 미리 준비해둔 방호복과 방독면을 쓰고 염정훈을 안고 대담하게 마을 속으로 들어갔다. 염정훈은 상태가 점점 나빠졌고 거의 혼미되었다. 진상정은 이런 이상한 곳은 처음이라 매우 불안했다. 단단히 몸을 감쌌지만 발밑에서 독사와 전갈이 맴도는 것이 보였다. “쓰읍...” “형, 이상한 소리 들었어?” 진영은 염정훈의 곁을 지키며 차분하게 대답했다. “여기는 독사가 많으니 소리가 나는 건 당연한 거야.” “하지만 보통 뱀소리와는 다른 것 같은데.” “그건 네 착각이야.” 진상정은 조심스럽게 발을 내밀었다. 이런 사방에 독물들이 널려있는 곳에 오느니 차라리 무덤을 파러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주먹보다 큰 거미가 머리 위 나무에서 떨어졌다. “엄마야!” 진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는 열대 우림에 가까운 곳이라 동물들이 큰거야. 넌 동물의 세계도 본 적이 없니? 아마존에는 수 십 미터 길이의 보아뱀도 있어.” 다 큰 사람이 호들갑을 떠니 진영은 그저 머리가 아프고 어이가 없었다. 갑자기 진상정의 눈이 휘동그래지더니 목소리까지 떨리면서 말했다. “형, 형이 말한게 혹시...” “또 뭘 본거야?” 진영이 화를 내려던 순간, 갑자기 장기속에 커다란 몸짓이 쥐도 새도 모르게 나타났다. 진상정은 다리가 떨렸다. “이게 말로만 듣던 닭벼슬 뱀인가?” “평소에 소설 따위 보지 말라고 했지. 세상에 닭벼슬 뱀이 있겠냐? 저렇게 큰 것을 보니 틀림없이 비단뱀이야. 비단뱀은 독이 없어.” 말이 떨어지자마자 그 그림자는 점점 가까워졌고 거대한 빨간색 뱀이 사람들의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