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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3장

진영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대표님, 저예요.” 염정훈은 손을 뻗어 허우적댔다. “정희는?” “또 꿈을 꾸셨나 보네요.” “꿈?” 염정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데 이 꿈은 왜 이렇게 현실처럼 느껴질까? 서정희의 피부 촉감과 몸 온도까지 느껴질 정도로 현실감이 있었다. 그녀의 목소리도 아직 귓가에 맴도는 것 같았다. “네, 저 멀리 계시는 사모님이 어떻게 갑자기 나타날 수 있겠어요?” 염정훈은 마음이 허전했다. 겨우 다시 그녀를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이 모든 것이 꿈이라니! 고개를 숙이고 입가에 저도 모르게 쓴웃음이 걸렸다. “그러게 말이야. 내가 어떻게 정희를 만날 수 있겠어?” “잠에서 깼으면 뭐라도 좀 드세요.” 서정희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염정훈은 그제야 진영이 말고도 의사 선생님까지 있는 것을 알았다. 꿈에서 혹시 잠꼬대라도 하지는 않았을까? 설마 이 여자가 듣지는 않았겠지? “저 여자 계속 여기에 있은 거야?” 진영은 다급히 대답했다. “아니요, 조금 전까지 계속 밖에 있다가 방금 저와 같이 들어왔어요. 왜 그러세요?” “아무것도 아니야.” 염정훈은 건네주는 과일을 받았다. 요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했다. 그저 과일과 채소만 먹으며 배를 채우다 보니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 이것들이 몸에 좋은 특별히 재배한 과일과 채소라는 말에 염정훈은 몇 개 더 먹었다. 단백질과 지방은 없었지만 이러한 과일로라도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가서 물통의 물을 갈아오세요. 오늘 다시 약을 갈 거예요. 오늘은 남은 독을 다 빼낼 거예요. 내일부터는 할 필요 없고요.” “네.” 서정희의 지시에 진영은 재빨리 움직였다. 염정훈만 다시 건강해질 수 있다면 진영은 몇 번이고 할 수 있었다. 서정희는 하품하며 계속 약을 달였다. 이날도 염정훈과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루 뒤 염정훈의 컨디션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진상정도 서정희 옆으로 다가와 물었다. “선생님, 우리 대표님 이제 다 나았나요?” “아니요. 이제 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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