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6화 웃긴 부시혁

부시혁은 무의식적으로 힘을 뺐다. "왜 그래?" 윤슬의 얼굴이 갑자기 빨개지더니 목소리를 낮추며 대답했다. "보는 사람 있잖아요." 부시혁은 문득 깨달았다. '그런 거였어? 난 또 나랑 스킨십하는 게 싫어서 그러는 줄 알았네.' 부시혁은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그리고 시선을 들고 차가운 눈빛으로 두 사람을 주시하고 있던 고위층들을 쳐다보았다. "회의가 끝났는데 왜 안 가고 여기 있는 거죠?" 이 말을 고위층 귀에 이렇게 들렸다. "안 가고 여기서 방해할 거야?" 그러자 고위층들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그럼 이만 가겠습니다." "네. 이만 가겠습니다." 이 말은 당연히 윤슬 편을 드는 사람들이 한 거였다. 그들은 두 사람의 사이가 좋길 바랐다. 두 사람의 사이가 좋으면 좋을수록 천강에 더 유리했고 그래야 천강이 계속 부 씨 그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위층들은 서로를 재촉하며 자리를 떴다. 하지만 사람은 원래 호기심이 있기 마련이었다. 특히 그들은 더더욱 그랬다. 고위층들은 서로를 떠밀며 하나, 둘씩 떠났지만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서 고개를 돌리고 윤슬과 부시혁이 있는 곳으로 쳐다보았다. 두 사람이 서로를 껴안고 있는 걸 보자 만족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는 사람이 있는 반면 표정이 어두워진 사람도 있었다. 물론 어떤 반응이든 알콩달콩한 두 남녀를 방해할 순 없었다. 윤슬은 부시혁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녀는 얌전하게 안긴 채 머리를 그의 어깨에 기대었다. "당신이 이렇게 일찍 퇴근할 줄 몰랐어요. 그래서 얘기 안 하고 회의한 건데.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말할 걸 그랬어요. 저 기다리지 말라고." "괜찮아." 부시혁은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서프라이즈 주려고 그랬어. 그래서 제시간에 퇴근한 거 미리 너한테 말 안 한 거야." "그럼 우리 둘 다 잘 못한 거네요." 윤슬은 고개를 들고 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부시혁이 웃었다. "이러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 너무 세밀하게 생각하면 오히려 이런 의외의 재미가 사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