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지?’
그는 민소정을 데리고 유럽 곳곳을 떠돌며 일부러 시시한 스캔들을 만들었다.
그녀를 자극하면 굴복할 거라 믿었고 결국 순종하게 만들 수 있다고 착각했다.
심지어 생명의 끝자락에서조차 그녀에게 벌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실상 벌을 받은 건 자신이었다.
결국 그녀의 마지막 모습조차 보지 못했다.
강도윤은 숨을 길게 들이쉬며 목 안에서 치받아 오르는 울음을 억눌렀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탈진과 떨림 때문에 동작 하나하나가 서툴렀다.
사람을 시켜 관을 가져오게 한 뒤, 그는 몸을 굽혀 극도로 조심스러운 자세로 민세희를 안락의자에서 안아 올렸다.
그녀는 너무나 가벼웠다. 깃털처럼 가벼워서 조금만 움직여도 그의 품에서 곧 사라질 것만 같았다.
그는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깨지기 쉬운 보물처럼 품에 안고 관 안에 살며시 눕혔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내보낸 뒤, 모든 절차를 직접 처리했다.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꼼꼼하게 짜고 그녀의 얼굴을 아주 부드럽게 닦았다.
동작은 가볍지만 안정적이었고 조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다루는 손길이었다.
방 안은 숨 막히도록 조용했다.
미세하게 스치는 물소리와 억눌린 그의 숨소리만이 공기를 흔들었다.
그는 그녀의 보석함을 열어 안에 있던 반쯤 남은 립스틱을 꺼냈다.
붉은색은 그녀가 가장 자주 쓰던 색이었다.
립스틱을 살짝 돌려 꺼낸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직접 바르지 않고 손끝에 아주 조금만 묻혔다.
그리고 극히 가볍고 조심스럽게 그녀의 핏기 없는 입술 위에 눌러 발랐다.
서서히 번져가는 붉은 기운이 그녀의 얼굴에 아주 옅은 생기를 되돌렸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볼 터치를 손끝에 묻혀 그녀의 뺨에 조심스레 쓸어주었다.
모든 과정을 마친 뒤 새 드레스를 가져와 조심스럽게 입히고 드레스 자락을 한 번 더 정리했다.
관의 뚜껑에서는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그는 몸을 숙여 마지막으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매만졌다.
“세희야.”
그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 거의 들리지 않았다.

Locked chapters
Download the Webfic App to unlock even more exciting content
Turn on the phone camera to scan directly, or copy the link and open it in your mobile browser
Click to copy 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