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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오늘 아침 식사를 가져다드렸을 때도 사모님께서 계속 문을 열어주시지 않아서 저희는 아직도 화가 나 계신 줄 알았습니다. 점심때가 되어서야 억지로 문을 열었는데 이미...” 휴대폰이 바닥에 떨어지며 산산조각이 났다. 강도윤은 멍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굳어 섰다. 모든 단어가 지나치게 또렷하게 들렸지만 그의 뇌는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둔하게 반응하던 머리속은 텅 비었고 자신이 어떻게 방문을 열었는지조차 기억할 수 없었다. 민세희는 푹신한 긴 털 카펫이 깔린 안락의자에 누워 있었다. 마치 매일 오후 나른하게 낮잠을 즐기던 모습 그대로였다. 그는 믿고 싶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분명히 잘 보살폈고 혹시 모를 위험을 막기 위해 집 안 어디에도 날카로운 물건 하나 없도록 철저히 관리해 왔다. 강도윤은 떨리는 손으로 민세희의 심장 위에 손바닥을 올렸다. 그러나 그 심장은 이미 멈춰 있었다. 얼굴은 잿빛으로 굳어 있었고 기척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리에 힘이 빠져 그는 의자에 기대듯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얼굴을 쓰다듬기 위해 손을 뻗었다. 언제부터였을까. 풍만했던 그녀의 뺨은 살짝 움푹 들어가 있었고 손끝에 닿는 피부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민세희가 이럴 리가 없었다. 그녀는 원래 밝고 활기차고 봄날 꽃처럼 쉽게 시들 사람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가 보지 못하는 밤낮 동안, 그녀는 창밖의 화려한 강성시를 바라보며 조용히 시들어 가고 있었다. 그의 시야가 흐릿하게 흔들렸다. 따뜻한 액체가 통제할 수 없이 차올라 뺨을 타고 흘렀다. 한 방울, 또 한 방울. 소리 없이 그녀의 차가운 뺨 위로 떨어져 작은 흔적을 남겼다. 끝내 그의 흐느낌이 터져 나왔다. 상처 입은 짐승 같은 울음이었다. 그 순간, 그는 다시 끈적하고 숨 막히던 그 여름밤으로 끌려가는 듯했다. 부모님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바로 그날 밤, 그때도 그는 충격에 얼어붙어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의 앞뒤로는 끝없는 절벽뿐인 외줄 같았다. 아버지의 유언은 그들의 죽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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