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실내는 봄처럼 따뜻했지만 그의 시선이 닿는 순간 공기가 얼어붙었다.
민소정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순식간에 굳어졌고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멈췄다.
강도윤은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폭풍 전야 같은 압박감을 풍기며 말했다.
“왔어? 마침 나도 너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의 시선은 차갑게 고정되어 있었고 분노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충분히 느껴졌다.
민소정은 억지로 침착함을 유지하려는 듯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형부, 언니를 잃은 슬픔에 기분이 안 좋으신 건 이해해요. 하지만... 제 신분 같은 것 말이에요. 확실히 해야 하지 않을까요? 언니는 갔지만 살아 있는 사람은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요.”
강도윤은 입을 열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담담했지만 그 안에 서늘한 기운이 깃들어 있었다.
“계속? 계획적으로 이간질하는 일을 계속하겠다는 뜻이야? 아니면 위조된 이혼 합의서를 들고 죽어가는 사람을 자극하는 걸 계속하겠다는 뜻이야?”
민소정의 안색은 순간 창백해졌다. 눈빛이 흔들렸지만 곧 무너진 마음을 억지로 추스르며 질투와 원한이 뒤섞인 표정으로 바뀌었다.
“위조라고요? 강도윤 씨, 서명한 사람은 민세희 본인이에요! 민세희가 헤어지고 싶어 한 거라고요! 저는 그저 그 결정을 도와준 것뿐이에요. 민세희도 돕고 나 자신도 도운 거죠!”
민소정은 몇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 고개를 들어 그의 차갑게 굳은 옆얼굴을 노려보며 오랫동안 쌓아온 원한이 마침내 터져 나왔다.
“왜죠? 강도윤 씨, 도대체 왜 민세희냐고요! 제가 민세희보다 못한 게 뭐죠? 처음 민씨 가문에서 도윤 씨를 봤을 때, 그저 민세희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개였잖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흥분으로 인해 점점 날카로워졌다.
“그런데도 저는 도윤 씨를 좋아했어요. 저는 심지어 도윤 씨가 봐준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도윤 씨는요? 도윤 씨의 눈은 단 한 순간도 민세희에게서 떨어진 적이 없었어요. 민세희는 도윤 씨를 발판으로 삼으면서 명령만 했잖아요. 그런데도 충성을 다하면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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