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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장

현규의 집에 도착한 심서는 순식간에 태도를 바꾸었다. 그렇다고 전부 연기는 아니었다. 연구가 부정당한 터라 어느 정도 괴롭기는 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더는 참지 않고 모든 감정을 전부 드러내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낭패 어린 모습과 연약한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지만 그는 달랐다. 그는 일부러 현규에게 보여주는 것이었다. 현규가 봐야만 그가 없는 동안 자신은 그다지 즐겁지 않은 나날을 보냈고 그래야만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현규의 관심과 걱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래야만 자신은 아주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 심서가 문 앞에 서서 노크를 했다. 시무룩한 눈빛으로 입구에 서 있는 심서를 본 현규가 몸을 비켜 문을 열엊었다. 심서는 입술을 달싹이다 끝내 아무런 말 없이 신발을 갈아신고 들어갔다. 그 연기력은 가히 대상을 받을 만했다. 현규는 아무런 낌새도 느끼지 못한 채 그를 안으로 들여보낸 뒤 문을 닫았다. 그는 크게 관심을 주지는 않았다. 두 사람의 사이는 관심과 걱정이 존재하기엔 어울리지 않았다. “물은 저기에 잇으니까 마시려면 알아서 받아 마셔. 난 이미 저녁 먹었으니까 먹고 싶으면 알아서 시켜.” “응.” 심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현규는 입술을 꾹 다문 채 아무런 말 없이 방으로 돌아갔다. 심서의 머릿속에는 온통 물음표뿐이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자신이 이 꼴이 되었는데 현규는 포옹 한 번이 없었다. 그는 문을 두드려 묻고 싶었지만 지금의 캐릭터 설정으로는 하고 싶은 대로 할 수가 없어 그는 복잡한 심경을 안은 채 소파에 누워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하루 종일 비행기를 탄 데다 시차까지 겪느라 그는 지금 몹시 피곤했다. 그 때문에 10분도 죄지 않아 그대로 소파에서 잠이 들었다. 현규는 방안에서 잔뜩 망설이고 있었다. 심서에게 요리를 해주자니 내키지 않았고 해주지 않자니 심서의 지금 상태로는 배달을 시킬 것 같지가 않았다. ‘설마 이대로 여기서 아사하게 둬야 하나?’ 한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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