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4장
안소희가 기억을 되찾는 것에 대한 결정권을 나영재에게 맡기겠다고 햇을 때 그는 모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영재라면 절대로 동의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안소희는 그에게 말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그대로 떠나버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나영재는 안소희를 포기한 걸까?
그가 준 심리적 암시는 오직 안소희만을 중심으로였다.
그는 안소희에게 묻고 있었지만 방금 전 나영재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비록 안소희의 앞에서는 얌전하고 착하게 굴지만 만약 이 결정을 안소희에게 알린다면 말로는 처참할 게 분명했다.
그렇게 생각하자 심경이 점차 복잡해졌다.
만약 일전에 안소희와 현규에게 이 연구를 부정당했을 땐 슬픈 감정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이 살아온 인생마저 의심스러웠다.
나영재의 현재 상황은 그의 예상을 한참이나 벗어나 있었다.
그는 휴대폰을 든 채 밖으로 나갔다. 거실이 텅 빈 것을 본 그는 곧바로 위층으로 현규를 찾으러 갔고 현규는 여전히 책을 보고 있었다.
자신을 찾아온 심서를 본 현규는 흘깃 쳐다만 볼 뿐 말도 걸지 않았다.
“바빠?”
심서는 모든 감정을 적절히 조절했다.
“너랑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
“말해.”
“나 너랑 나영재의 상황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그건 내 연구 영역이 아니야. 전문적인 사람에게 가서 물어야지.”
현규는 명확하게 답을 내려줬다.
“성격에 아주 큰 편차가 나타났어.”
심서는 현규가 듣던 말던 제멋대로 말을 시작했다.
“정상적인 발전으로라면 안소희를 계속 사랑하고 안소희에게 아주 강한 소유욕을 느껴야 하겠지만 방금 전 나에게 과거의 기억을 되찾고 싶다고 했어.”
일단 과거의 기억을 되찾게 된다면 과거의 나영재가 돌아온다는 것을 의미했다.
심서는 나영재가 자신이 지금 다른 인격이라고 생각한다면 당연히 나영재의 출현을 막고 자신이 사라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그의 행동은 너무 상식적이지 않았다.
책을 넘기던 현규의 동작이 멈칫했다.
심서는 서서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기억은 지울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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