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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하민아는 창백해진 얼굴의 하지안을 보면서 깔깔 웃었다. “내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안 건지는 중요하지 않아. 어차피 이 일은 나와 너만이 알고 있을 거니까 말이야. 차건우는 영원히 모를 거야. 네 아이는 영원히 사생아로 남겠지. 아버지라는 사람이 아이를 죽이려는 것도 모르고 말이야. 하하하.” 하지안은 이성을 잃고 소리를 질렀다. “그럴 리가 없어! 차건우의 아이라니! 거짓말 그만해!” 하민아가 되물었다. “내가 왜 너를 속인다고 생각해? 아무리 그래도 명의상으로는 네가 내 언니인데. 나는 언니가 죽을 때까지 이 사실을 모를까 봐 걱정되어서 알려주는 거야.” “...” 하지안은 흥분해서 숨을 거칠게 내쉬었다. 하민아는 아무 말도 못 하는 하지안을 보면서 더욱 기뻐했다. “당당하고 기고만장하던 언니의 모습은 어디 갔어? 나한테 첩의 딸이라고, 사생아라고 손가락질하던 건 다 잊었나 봐? 하지만 난 이제 더 이상 하씨 가문의 아가씨가 아니야. 얼마 지나지 않으면 나는 차건우와 결혼할 거고 경성에서 가장 고귀한 사모님이 될 거야. 언니는 그저 시궁창 속의 쥐새끼처럼 내 발밑을 기어다니면 돼.” 점점 어두워지는 하지안의 표정을 보면서 하민아는 만족스럽다는 듯 웃더니 자리를 떠났다. 방에는 하지안만이 남았다. 하지안은 벽에 기댄 채 허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만약 아이가 차건우의 아이가 아니라면 하민아가 굳이 이런 헤프닝을 만들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안과 차건우가 이혼하면 하민아는 차씨 가문에 시집갈 것이니까 말이다. 하지안의 아이가 차건우의 아이라는 것을 알려줘봤자 복잡해지는 건 하민아의 처지였다. 그러니 어쩌면 아이는 차건우의 아이일지도 몰랐다. ‘건우 씨의 아이라면 지우지 않고 낳아도 되는 거 아닌가?’ 눈물이 앞을 가렸다. 다 죽어가던 희미한 희망이 다시 피어올랐다. 그러다가 하지안은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워크숍 날, 하지안이 봉은사에 가서 어머니를 위한 기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구덩이에 빠져 추워서 열이 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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