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4화
‘흥. 그 아이를 지우라고 했을 땐 말을 듣지 않더니...’
차건우가 속으로 투덜거렸다.
“경성에 돌아온 것도 딸이 백혈병에 걸려서 백 교수님한테 치료받으러 온 거예요. 소도시는 치료할 수 없다고 해서...”
하지안이 주저하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병만 고치면 바로 그 아이를 데리고 경성을 떠날게요. 절대 다시 건우 씨 앞에 나타나지 않을게요.”
이 말을 듣자 차건우는 더욱 분노하며 말했다.
“나가. 지금 당장 당신 딸을 데리고 경성에서 나가.”
하지안은 몸을 살짝 떨며 말했다.
“골수를 기증해 주겠다고 약속하면 당장이라도 그 아이를 데리고 떠날게요.”
차건우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말로 할 때 나가. 내가 직접 손을 쓰기 전에.”
“겨우 네 살밖에 안 되는 아이한테 은혜를 한 번만 베풀면 안 될까요?”
하지안이 갈라진 목소리로 애원했다.
“무료로 기증해 달라는 것도 아니에요. 세 배에서 네 배 정도 되는 시가를 지급해 드릴게요.”
차건우는 단칼에 반박했다.
“경성에서 나와 돈으로 거래할 자격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차건우에게 가장 부족하지 않은 것이 바로 돈이었다.
하지안은 주먹을 꽉 쥐며 애원했다.
“제발... 도와주세요...”
차건우가 말을 하기도 전에 한문호가 먼저 나섰다.
“하지안 씨, 청들 게 있으면 그만한 성의를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한문호의 말뜻을 바로 알아들은 하지안은 당장에서 무릎을 꿇었다.
딸을 살릴 수만 있다면 하지안은 체면 따위 중요하지 않았다. 심지어 존엄도 버릴 수 있었다.
옆에서 누군가 놀려먹기 시작했다.
“하하하. 성의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요? 적어도 술 몇 잔은 마셔야 하지 않겠어요?”
차건우는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하지안은 탁자 위의 술병을 집어 들고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했다.
차건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생각했다.
‘젠장. 이 술이 얼마나 독한지 알기는 하고 마시는 거야? 남자들도 겨우 한두 잔밖에 마시지 않는 술을 병째로 들이켜다니. 몸을 버리겠다는 건가? 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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