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화

차동연은 처음으로 엄마가 있다는 게 어떤 건지 느꼈다. 너무 따뜻하고 향기도 너무 좋았다. 진 집사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고 한참이 지나서야 방에서 나와 문을 닫았다. ‘지안 씨가 꼬마 도련님의 엄마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아쉽게도 불가능한 일이야.’ 돌아서 보니 피곤이 가득한 얼굴로 유령처럼 갑자기 뒤에 나타난 차건우를 발견하고 진 집사는 깜짝 놀랐다. “아이고, 도련님.” 차건우는 다급히 물었다. “동연이는요?” “방에 계십니다. 지안 씨도 같이 계십니다.” 차건우가 물었다. “진정제를 먹인 거예요?” 그러자 진 집사는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 차건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확인하듯 다시 물었다. “진정제를 안 먹였다고요?” 진 집사는 머리를 끄덕이고 차동연이 병이 발작한 경과를 자세히 설명했다. 하지만 집 집사의 말이 끝나기 도전에 차건우는 급히 차동연의 방으로 달려갔다. 문은 열려 있었고 안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어느 날, 집에 있던 아기 쥐 지미는 배가 고팠어. 어젯밤에 먹다 남은 쌀도 다 먹었으니 이제 식량이 다 떨어진 거야. 이때 갑자기...” 차동연은 냉소를 지었다. ‘이런 동화 이야기가 다른 애들한테 통할지는 몰라도 천재인 동연이한테는 너무 유치해. 분명 하찮게 생각할 거야.’ 하지만 차건우는 침대 위에 누워 흥미진진한 얼굴로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차동연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했다. 평소에 병이 발작하면 차건우가 직접 나서도 겨우겨우 진정시킬 수 있었고, 심지어 특별히 심각한 날에는 진정제의 힘을 빌려야 했다. 차건우는 머리를 숙인 채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자를 바라보았다. ‘내가 없이도 동연이가 진정하다니. 대체 어떻게 한 거지?’ 차건우는 팔짱을 끼고 조용히 지켜보았다. “지미는 다리 힘이 풀렸고, 이제 끝장났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양이를 향해 달려갔어...” 하지안의 목소리는 가볍고 부드러웠으며 때로는 빨리 말하기도 했다가 천천히 말하기도 하면서 마치 눈앞에 보이듯이 생생하게 이야기했다. 차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