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하재은은 매우 화가 났다. 그녀는 작은 얼굴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씩씩거리며 말했지만 앳된 목소리는 귀엽기만 했다.
“나쁜 사람, 몹시 나쁜 사람이에요! 엄마, 여기 있기 싫어요. 우리 가요!”
하지안은 그녀를 품에 안고 부드럽게 달랬다.
“우리 재은이 착하지. 저녁 먹고 병원으로 돌아가자, 응?”
하재은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지만 여전히 분노에 찬 눈으로 차건우를 노려봤다.
여덟 시, 진 집사가 차동연을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가 잠을 재웠다.
하재은도 졸음이 쏟아져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하지안이 그녀를 품에 안고 막 떠나려 할 때, 남자의 낮은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내가 데려다줄게.”
하지안이 멍해져서 그를 멍하니 쳐다봤다.
“기다려.”
차건우가 거칠게 두 마디를 내뱉고 떠났다. 다시 돌아왔을 때는 손에 차 열쇠를 쥐고 있었다.
“왜 멍하니 서 있어? 가자.”
하지안이 정신을 차리고 그의 뒤를 따랐다.
한 시간 후, 차는 병원 앞에 멈춰 섰고 차건우가 먼저 내려 차 문을 열었다.
“고마워요.”
하지안은 잠든 하재은을 품에 안고 머뭇거리다가, 무언가를 생각난 듯 발걸음을 멈추고 말했다.
“저 내일 경성을 떠나요. 동연이에게 다시 미술 선생님을 찾아주세요.”
그 말을 들은 차건우는 마치 찬물을 뒤집어쓴 듯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가 침묵을 지키며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자, 하지안은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결국 겨우 입을 열었다.
“운전 조심하세요.”
말을 마치고 그녀는 뒤돌아섰다.
하지만 발걸음을 움직이기도 전에,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의 손목을 홱 잡아끌었다.
하지안이 놀라 뒤를 돌아보자 차건우가 몸을 숙여, 차갑고 준수한 얼굴을 그녀에게 가까이 댔다.
하지안의 숨결이 순간 가빠졌다. 차건우가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매혹적인 얇은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여기 있어.”
그의 목소리는 낮았고, 뜨거운 숨결이 그녀의 얼굴에 흩뿌려졌다.
하지안은 숨이 턱 막히는 것 같았고 표정도 굳어졌다.
‘건우 씨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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