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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아까 골목에 있을 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하민아는 운전해서 병원으로 왔다. 그런데 아까 숨어있던 사람이 하지안이라니. 하민아는 놀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하지안은 하민아를 발견하고 바로 표정을 굳혔다. “여긴 왜 온 거야.” 하민아가 부드럽게 얘기했다. “언니가 교통사고로 입원했다는 얘기를 들어서, 과일 바구니를 사 왔어.” “필요 없어.” 하지안은 눈을 부릅뜨고 얘기했다. “여기서 꺼져!” 하민아는 그런 하지안을 무시한 채 차건우 앞에서 불쌍한 척했다. “건우 씨, 제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나 봐요. 과일은 여기 둘게요. 전 먼저 가볼게요.” “잠깐만...” 차건우가 깊은 눈동자로 하민아를 쳐다보았다. “우리가 한 말, 다 들은 거야?” 하민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하지안의 말이 진짜야?” 하민아는 고개를 젓고 입술을 깨물었다. “당연히 아니죠! 언니가 건우 씨랑 결혼하면서 저는 이 바닥의 웃음거리가 됐어요. 솔직히 언니가 밉긴 하지만 죽일 정도는 아니에요. 언니가 오해한 것 같아요...” “하...” 하지안이 차갑게 웃었다. “아까 골목에서 허민수와 만난 사람, 바로 너잖아.” “허민수라뇨? 모르는 사람인데요? 아까 저는 친구랑 쇼핑하고 있었어요. 그 김에 건우 씨 넥타이도 샀어요.” 하민아는 하지안을 무시한 채 차건우를 향해 얘기했다. 그리고 넥타이가 담긴 선물함을 건네주었다. “건우 씨, 열어봐요. 색깔 마음에 드는지 한 번 봐봐요.” 차건우는 넥타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하민아를 향해 다시 한번 물었다. “하지안이 얘기한 일을, 너는 하지 않았다는 뜻이지?” 하민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억울하다는 듯 얘기했다. “정말이에요. 4, 5개월이 더 지나면 건우 씨는 저랑 결혼할 거잖아요. 전 언니를 죽일 이유가 없어요. 게다가 언니한테 증거 있어요?” 하지안은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아까 영상을 찍을 수 있었는데... 하민아는 아무 말도 못하는 하지안을 보면서 자신만만해졌다. “설마 언니, 후회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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