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차건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민아는 그날 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차건우를 구해주었다. 그 점만 봐도 하민아가 그렇게 잔인한 사람이 아니라는 건 알 수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차건우를 보면서, 하지안의 심장은 천천히 식어갔다.
하지안은 애써 웃어 보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끝까지 덮었다.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마음이 편해질까.
차건우나 하민아나, 꼴도 보기 싫었다.
미간을 꾹 누른 하지안은 짜증을 삭히려고 애썼다.
병실에서 나간 차건우는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병원 앞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봐.”
“네.”
이튿날, 차건우가 사무실로 들어설 때 한문호가 다가왔다.
“주변 CCTV를 확인해 봤습니다.”
“그래서?”
차건우는 한문호의 말을 기다렸다.
“허민수는 세 시에 병원 앞의 호텔에서 밥을 먹고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다섯 시 사십 분에 차로 돌아갔고 다섯 시 오십 분, 형수님이 병원에서 나오는 걸 뒤따라가다가 이곳에서 엑셀을 밟고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한문호는 예쁜 눈을 반원으로 말면서 얘기했다.
“지하실에 데려왔습니다.”
차건우는 자리에서 일어나 사무실을 나갔다.
한문호는 그런 차건우의 뒤를 따랐다.
지하실.
허민수의 머리에 씌운 천 쪼가리를 벗기자, 허민수가 욕설을 퍼부었다.
“어떤 새끼가 뒤에서 공격을... 나한테 잡히면 죽여버릴 거야!”
문을 열고 들어가던 한문호가 그 말을 들었다. 그리고 뒤를 가리키면서 허민수에게 귀띔해 주었다.
“곧 오니까 잘 지켜봐.”
말을 마치자마자 차건우가 걸어들어왔다.
검은 코트를 입은 차건우가 가죽 장갑을 끼고 천천히 들어왔다. 그 강압적인 기세가 사람을 숨 막히게 했다.
허민수는 깜짝 놀랐다. 이성을 되찾고 나니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대, 대표님...”
차건우는 차갑게 물었다.
“누가 시킨 짓이지?”
“그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차건우는 눈살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을 이었다.
“정말 모르는 거야 모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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