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붐비는 공항 대기실 한가운데 서서 전광판에 흘러가는 항공편 정보를 바라보고, 탑승을 재촉하는 안내 방송을 듣는 사이, 서윤성의 마음이 이상하리만큼 조금은 가라앉았다.
마치 저 비행기만 타고, 바다 건너까지 날아가기만 하면 희미한 희망이라도 붙잡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서윤성은 탑승권을 손에 쥔 채 보안 검색대로 걸어가려 했다.
그때 군복 차림의 통신병 한 명이 사람들 사이를 급히 헤치고 달려와 서윤성 앞에 멈춰 섰다. 통신병은 자세를 바로 하고 거수경례를 한 뒤, 긴급 표시가 찍힌 봉인 전보를 두 손으로 내밀었다.
“보고드립니다, 소장님! 국경 긴급 전보입니다. 적의 돌발 움직임이 확인됐습니다. 상부에서 즉시 복귀, 출동 지시가 내려왔습니다.”
서윤성이 내밀었던 손이 허공에서 굳었다.
서윤성은 고개를 숙여 전보를 내려다봤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유리창 너머를 바라봤다. 서윤성이 타야 했던 비행기는 이미 활주로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엔진의 거대한 굉음이 공항 전체를 울렸다. 마치 서윤성의 발버둥을 비웃는 것 같았다.
군령은 산이었다.
직책과 책임, 나라와 국민, 서윤성이 목숨처럼 여기던 것들이 지금은 넘을 수 없는 깊은 골짜기처럼, 서윤성과 조민아의 사이를 가로막고 있었다.
서윤성은 주먹을 세게 움켜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며 날카로운 통증이 번졌다.
서윤성은 처음으로, 어깨 위 계급장이 짊어진 무게가 절망에 가까운 흔들림과 무력감으로 다가오는 걸 느꼈다.
결국 서윤성은 고통스럽게 눈을 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눈 밑에는 눌러 담은 핏빛과 차가운 결의만이 남아 있었다.
서윤성은 전보를 받아 빠르게 훑은 뒤, 통신병에게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상부에 회신해. 즉시 복귀할게.”
서윤성은 몸을 돌렸다.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를 등지고, 빠른 걸음으로 공항 출구를 향해 걸어갔다.
등은 여전히 꼿꼿했지만, 그 뒷모습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고독과 쓸쓸함이 배어 있었다.
서윤성이 모든 희망을 실어 보낼 뻔했던 비행기는 그 뒤에서 굉음을 내며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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