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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소장님? 이제 정신이 좀 드십니까?” 귓가로 경호병의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서윤성은 힘겹게 눈을 떴다. 시야에 들어온 건 야전병원의 허술한 천막 천장이었다. 공기에는 소독약 냄새와 피비린내가 짙게 섞여 있었다. 서윤성은 갈라진 입술을 움직여 무슨 말이라도 하려 했지만, 목이 쉰 탓에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경호병이 황급히 면봉에 물을 묻혀 서윤성의 입술을 조심스럽게 적셔 줬다. 서윤성은 한참을 숨 고르듯 버티다가, 겨우 힘을 모았다. 그리고 경호병을 바라보며 자신도 믿기지 않는 희미한 기대를 눈에 담은 채, 실낱같은 목소리로 물었다. “민아는... 내 소식을 알아?” 서윤성도 그 질문이 어리석다는 걸 알고 있었다. 서윤성은 변경에 있었고, 소식은 막혀 있었다. 조민아는 바다 건너 멀리 떨어져 있었으니 알 리가 없었다. 그런데도 마음 한구석에는 조민아가 혹시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서윤성의 소식을 들여다봤을지 모른다는 아주 작은 희망이 남아 있었다. 경호병이 잠깐 굳었다가, 민아가 누구를 말하는지 알아차린 듯 눈빛이 어두워졌다. 경호병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저었다. “조민아 씨 쪽에는, 소장님 지시대로 아무 소식도 전하지 않았습니다. 괜히... 괜히 방해가 될까 봐요.” 서윤성의 눈에 남아 있던 마지막 불빛이, 그 말과 함께 순식간에 꺼져 버렸다. 서윤성은 천천히 눈을 감고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둔한 통증이, 몸의 어느 상처보다 더 견디기 힘들었다. 상처가 다 아물기도 전에, 서윤성은 귀국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군의관이 강하게 말렸지만, 서윤성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끝내 소장의 권한까지 동원했다. 귀국 길, 덜컹거리는 지프차 뒷좌석에 기대어 앉은 서윤성은 상처의 통증을 이를 악물고 참아 내며, 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종이와 펜을 꺼냈다. 그리고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서윤성은 아주 천천히, 아주 힘겹게 글자를 옮겼다. 한 글자 한 글자에, 온몸의 힘이 쏟아지는 것 같았다. 서윤성은 후회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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